[대구/경북]대학 ‘직원 氣살리기’ 바람

  • 입력 2004년 1월 9일 17시 39분


코멘트
“직원들의 처진 어깨를 펴주자.”

지역대학들이 행정직원들의 ‘기살리기’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해외연수 결혼기념일 챙겨주기 등 내용도 다양하다.

학생 모집과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대학들이 학교살림을 맡고 있는 직원들의 어깨가 축 처져서는 안 된다는 또다른 위기의식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대구가톨릭대 직원 16명은 8일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로 일주일 일정의 연수를 떠났다. 교무처 기획처에 근무하는 이들은 동남아 국가들의 대학을 둘러보면서 국제 마인드를 높인다는 것이다.

연수단장 최경환(崔敬煥·46) 사무처장은 “지역대학들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학생보다 오히려 직원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며 “이런 때일수록 신나게 일하며 좋은 아이디어도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남대는 업무에 시달리는 직원을 위해 ‘직원연구월제’라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이달부터 도입했다. 학기당 5명씩 최장 2개월까지 휴가를 주면서 재충전하도록 하는 것이다.

10년 이상 근속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직원연구월제는 연구비 100만원을 지급한다. 선발된 직원들은 연구월 동안 학교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연구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이상천(李相天) 총장은 “학생이나 교수에 비해 일반직원에 대한 투자가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며 “직원들이 교수들의 해외출장 때도 가능한 한 동행해 견문을 넓히는 등 직원 사기를 높이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기존에 시행하고 있는 업무관련 연수나 워크샵 이외에 동아리 활동에도 경비를 보조하고 있다. 직원들이 학교 외부 학원에서 직무 관련 공부를 하면 월5만원씩 비용을 지원한다.

대구대는 지난해 연말 총장실이 있던 대학본관의 1층∼2층을 직원과 학생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었다. 이 곳에는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라운지와 신문잡지 코너 멀티비전 등을 갖췄다.

이 대학은 직원들에게 일류기업의 행정력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이재규(李在奎) 총장은 “우수한 교수와 학생 못지 않게 직원들도 일류가 돼야 대학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경일대와 영주 동양대, 경주 위덕대는 올해부터 직원들의 직무연수를 강화하는 한편 결혼기념일과 생일을 챙겨주기로 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