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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월 8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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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대 총장실과 원자핵공학과 강창순(姜昌淳) 교수 연구실에는 7일 발표된 서울대 교수들의 관악캠퍼스 원전수거물관리시설(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하 방폐장) 유치 제안에 항의하는 수십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서울대 전화교환원 김모씨(40·여)는 “걸려 오는 전화의 3분의 1 정도가 항의전화”라며 “대부분 총장실이나 강 교수 연구실을 찾는다”고 말했다.
서울대 총장실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전화가 평소의 3, 4배는 걸려오는 것 같다”며 “서울대 마음대로 관악산에 방폐장을 세울 수 있느냐는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화를 받자마자 욕설을 하고 끊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관악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 역시 교수들의 제안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관악구청은 8일 “지역주민 대표와 구의원 등 50여명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9일 열어 반대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며 “인근에 있는 금천구와 경기 안양시, 과천시와도 서울대의 제안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환경연합 역시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서울대 교수들의 제안은 과학기술 맹신주의가 빚어낸 폐해를 망각한 가짜 지식인들의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또 민주노동당과 서울대 환경 동아리 학생 20여명도 이날 낮 12시 서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대 교수들의 방폐장 유치 제안을 규탄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총장에게 올린 건의 단계에 불과하다”며 “관련 단체와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 난감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휴대전화를 꺼놓는 등 외부인의 전화를 아예 받지 않고 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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