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28년 경남 일꾼' 공직 떠난다…이덕영씨 퇴임

  • 입력 2003년 12월 25일 22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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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신청서에 도장을 찍고 나니 공직을 떠난다는게 비로소 실감이 납니다.”

이덕영(李德英·57·사진)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26일 퇴임식과 함께 28년여의 공직생활을 접는다.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를 그림자처럼 지켜온 이 부지사는 김 지사의 사임에 따라 ‘주군(主君)’과 함께 새로운 길을 걷기로 했다.

함경남도 출신에 고졸 학력인 이 부지사는 군 복무를 마치고 1975년 9월 행정고시 17회에 합격,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줄곧 경남을 떠나지 않았다.

경남도청 계장과 과장, 의령군수 등을 거쳐 1994년 1월 김해군수로 있던 그를 김 전 지사가 발탁했고, 10년 가까이 김혁규 전 지사 곁에 있었다.

해외시장 개척과 국내외 자본 및 기업체 유치, 대형프로젝트의 추진, F3(포뮬러 3) 국제자동차대회의 개최, 각종 이벤트에 이르기 까지 상당수 도정(道政)은 그의 ‘머리’와 ‘손’에 의해 구체화 됐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저돌적인 추진력, 일에 대한 집념과 상사에 대한 충성심은 나름대로 주변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김 전 지사는 98년 7월 민선 2기를 시작하면서 문화관광국장(3급)이던 그를 정무부지사(1급)로 앉혀 여러 중책을 맡겼다. 김 전 지사는 최근 사석에서 “재임 기간 이룩한 성과의 절반은 이 부지사 덕택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무리한 업무 추진에 따른 부작용과 공직내부의 반발도 많았다. F3 대회 등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그에게 집중됐고, 경남도청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에도 그에 대한 비판이 단골로 등장했다.

그러나 경남도청 공무원 노조는 그의 퇴임식에서 ‘이례적으로’ 재임 중 노고를 기리는 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노조는 그동안 퇴임한 간부 공무원에게 꽃다발만 증정해왔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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