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 양구군 재두루미 날아와 주민들 "보호" 나서

  • 입력 2003년 12월 21일 2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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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마을 손님, 재두루미를 보호하자”

휴전선 DMZ(비무장지대) 접경마을인 강원 양구군 방산면 금악리 귀밑 뜰 마을에 최근 겨울 진객(珍客)인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1마리가 날아와 겨울을 나고 있다.

이 마을 주민 안칠성씨(42)는 21일 “재두루미가 10일경 논바닥에 내려와 10여일 째 반경 1km를 벗어나지 않고 먹이를 쪼아 먹으며 월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재두루미가 날아들자 “마을에 경사가 났다”면서 벼이삭 등 먹이를 뿌려주며 보호에 나섰다.

양구군과 관내 자연보호단체도 이 재두루미를 보호하기 위해 먹이주기 운동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보호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 재두루미가 머물고 있는 곳은 가까운 농가와 500m 가량 떨어진 한적한 들녘. 최근 이 마을에도 기계화 영농이 시작되면서 많은 철새들이 겨울나기에 필요한 낱알 등 많은 곡물이 논바닥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 마을 인근인 선안 골(방산면 현리)은 1999년 폭설 때 한 주민이 탈진한 독수리 1마리를 정성껏 치료해 날려 보낸 뒤 이듬해부터 매년 독수리 100여 마리가 찾아오며 ‘독수리마을’로 유명해졌다.

주광영 양구군 생태환경보전 담당자는 “남하 중 잠시 머물렀다 먹이가 풍부하자 아예 머무르게 된 것 같다”며 “귀밑 뜰 등 방산면 일대는 대형 하천(수입천)이 인접해 있고 접경지역으로 인적이 드물어 철새도래지가 될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양구=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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