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문제-복수정답' 꼬리 문 수능시비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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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에 학원강사 경력자가 포함돼 논란이 벌어진 데 이어 참고서 유사문제 출제 의혹과 복수정답 시비가 제기되는 등 수능 후유증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부산 K여고 등 일부 고교 교사들은 수능 외국어(영어) 영역 짝수형 38번 문제와 49∼50번 등 3개 문제의 지문 2개가 N출판사의 ‘실전모의고사 시리즈’ 의 문제와 거의 똑같다고 주장했다.

38번 문제의 지문은 ‘a few days ago(며칠 전)’가 ‘recently(최근)’로 대체되는 등 몇 개 단어만 바뀌었을 뿐 사실상 같은 내용이라는 것. 정답도 이 참고서의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을 하지 마라’가 수능의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자’와 내용이 같았다.

49∼50번 문제의 지문 요지도 ‘우리는 일생동안 부모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으로 N출판사 지문보다 길이는 다소 길었으나 내용은 같았다.

K여고는 이 출판사의 교재를 부교재로 채택해 수업시간에 강의해 대부분의 학생이 이 문제를 맞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탐구 67번 문제도 일부 수험생 사이에 복수정답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는 지문을 주고 ‘다음 자료에서 추론할 수 있는 조선후기 향촌사회의 모습으로 적절치 않는 것’을 고르는 내용. 평가원은 정답을 ②번이라고 했지만 ④번의 ‘사족들은 족보와 종계를 기본으로 향촌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나갔다’는 보기 역시 역사적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답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유사한 것으로 알려진 영어지문은 원전을 원어민과 출제위원들이 개작한 것으로 참고서의 문제와 다르다”고 밝히고 “사회탐구 역시 제시된 지문을 바탕으로 판단하라고 출제한 만큼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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