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 대표 昌 회견 관련 간담회

  • 입력 2003년 10월 30일 1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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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총재와 최병렬 대표 티 타임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30일 오전 기자회견 직전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와 만나 간단한 이야기기를 나눴다.

창 : 일을 잘 처리 못해 당에 말할 수 없는 누를 끼쳤다. 그 때문에 여러분이 어려움에 처했다. 미안하다는 말 밖에 드릴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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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표 "대선자금 특검 요구 철회"

최 : 총재께서 그렇게 말씀하실 일이 아니다. 우리가 다 함께 한 일이다. 한국의 정치 현실이 잘못됐고 그 와중에 일어난 일이다.

이 같은 이야기가 오간 뒤 최 대표는 나라걱정, 경제 걱정 등에 관해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최병렬 대표 기자간담회

이 전 후보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열린 최병렬 대표의 기자 간담회에는 한나라당의 양정규 이해구 의원이 잠시 배석했다.

다음은 간담회 내용.

최대표=오늘 아침 7시 좀 지나 이 전 총재가 직접 집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기자회견 내용은 특별히 듣지 않았고 총재가 "(당에서 회견 하는 것) 허가해 줄 수 있느냐"고 물어 웃었지.

-심경 및 평가는?

최= 착잡하다. 내가 많은 정치지도자들을 경험한 사람이다. 내가 기자로서 국회의원으로서 많은 정치지도자들 봤는데 이회창씨 만큼 모럴 스탠더드가 높은 사람은 보지 못했다. 내가 현실 정치에서 이런 일 일어나는 것 보는 심정이 내가 정치 현실에 어떤 개인이 선의로 사명의식을 가지고 임해도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게 가슴이 아프다. 이것이 국민들에게 비춰지면서 단 한마디 변명도 못하는 엄청난 일이다. 망연자실한 그런 기분이다.

-이 전 총재가 검찰 수사 끝나고 사과한다고 했었는데.

최= 나는 그 저간의 사정을 알지 못한다.

-다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나서서 이미지가 업(up)됐는데, 문제는 구체적으로 대선자금을 밝히지 않고 다 책임지겠다는 말만 했다.

양정규 의원=몰랐는데 몰랐다고 하면 또 논란이 되니까 그런 것이지.

최='내 책임'이라고 한 것은 주관적인 판단이다. 국민들 상대로 레토릭을 구사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오늘 아침 회의에서 SK 100억 대검 중수부에서 수사하고 특검은 필요없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최= 100억 받은 것이 검찰 시각에선 그 사용처가 의미가 있으나 그게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 게 나온다고 해서 우리의 책임이 가벼워지거나 무거워지지 않는다. 당 대표가 대국민 사과도 하지 않았느냐. 정치적으론 이 사건은 다 해결된 것이나 진배가 없다. 특검이 국회 통과해 발대하려면 3주는 걸린다. 그 동안 수사 진행되면 나머지 맞추는 것은 다 되는 것 아니냐. 내 취지는 우리 것만 하지 말고 함께 하자는 것이다. 첫 번째, 언론에 부각된 의혹이 있고 둘째, 대통령이 재신임 묻겠다는 이유, 최도술 문제와 '불신 받는다'는 것에 대한 내용을 알자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측근 문제, 비리 밝히는 특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검 수사에 포함시키지 않겠다고 블록을 치는 게 아니다. 법안 최종 결론은 오늘 중 낸다. 법리상 SK 100억이 법안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굳이 우리가 그것을 특검까지 끌고가겠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 것만 뺐다'는 말이 나올 수 있어 모양 상 그것을 집어넣더라도 그게 꼭 특검이 필요하느냐는 취지이다.

-이회창씨가 검찰 조사 받게 되고 사법적 처리 대상 된다면.

최= 지금 상황을 가정해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창 따로 만날 건가.

최=나는 그것을 원하는데.

-오늘 평가는.

최= 성공 실패 그런 시각에서 보지 말라. 착잡한 심정이다.

-이회창씨의 선친 1주기에 갈 것인가

최= 남 제사 지내는데까지....

-총재가 사과까지 했는데 이번 사건 계기로 정치자금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최=스탠스 바뀐 게 없다. 특별히 바꾸거나 그럴 것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 책임질 것이다. 그리고 이번 일을 100번 활용해 정치개혁 하는 게 한나라당이 살 길이다. 적당히 수지타산 따지고 어물어물하면 살기 어렵다. 우연히 터진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계 상황이다. 많은 것이 과거의 구습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 한계에 왔다. 이번 기회 살려서 개혁해야 한다. 지겹다. 확 뜯어고쳐야 한다. 이 순간에 내가 맡았으나 내가 지금까지 봐온 눈이 있다. 내가 뒤집어 엎겠다. 우리 정치를. 앞에서 깨끗한 척 하고 뒤에서 돈받고 뻔히 다 국민들이 보고 있는데. 절대 국민 호도하는 말이 아니다. 말장난 아니고 입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얘기이다.

-대선자금 공개하나.

최=공식적 후원금 더 이상 공개할 게 없다. 비공식적 후원금 가운데 1가지 나온 것이고 더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아냐. 수사팀이라도 운영할까.

-이회창씨가 특검수사 관련 얘기 했나

최= 전혀 없었다. 특검 관련해 얘기할 입장 아니지 않느냐. 다른 분야에 대해 일체 언급 없었다.

-오늘 두 분 분위기가 착잡했는데.

최= 둘 사이가 이상해서 어색한 게 아니고 그 양반이 오늘 할 일이 뭔지 아니가 착잡했던 것이다.

-오늘 기자회견으로 국민이 이해할 것이라고 평가하나.

최= 평가 차원이 아니다.

-이회창씨가 모금액이 얼마인지 얘기 안 해 논란이다.

최= 내가 뭐라고 얘기해야 정답이 되나. 어제 민주당 회견 보니까 거기도 복잡하던데.

앞으로 세가지 방향이다. 첫째, 민생 챙기기. 이러다 정치가 버림받겠다. 둘째, 밝히는 것이다. 셋째, 정치개혁이다.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기자회견 미리 좀 알았나.

최= 간접적으로 그런 생각 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구체적인 얘기는 못 들었다. 오늘 아침 전화를 받고 알았다.

디지털뉴스팀·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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