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구청들 ‘포장마차 봉쇄’ 골머리

  • 입력 2003년 10월 28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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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포장마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와 자치구들이 포장마차가 아예 들어설 수 없게 하는 시설물 설치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매일 계속되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르면 1시간 뒤, 늦어도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다시 들어서는 기업형 포장마차를 단속만으로 근절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

중구는 13일 소공동 롯데백화점 옆 보도에 1.5m 크기의 화분 12개를 설치했다. 이는 보도에서 장사를 못하게 하기 위해 애용하는 고전적인 방법. 그러나 이 일대 기업형 포장마차들은 바로 다음날부터 차도를 반 이상 점거한 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강남구는 25일부터 역삼역에서 LG아트센터에 이르는 200m의 보도 중간에 폭 2m의 화단을 설치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구는 9월부터 테헤란로 일대에 화단을 만들어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그동안 포장마차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연일 공사를 방해하는 노점상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구는 11월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단속을 총괄하는 서울시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것은 포장마차가 영업하는 차도에 주차선을 긋고 야간 주차장을 만드는 것. 저녁 때 관용차량이나 경찰차 등을 주차해 놓아 영업을 원천봉쇄한다는 방안이다.

또 시민들에게 볼거리도 제공할 겸 야간 분수대나 대형 화면을 설치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하고 상시 감시 인력을 투입해 포장마차가 자리를 펴자마자 단속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시 건설행정과 관계자는 “기업형 노점상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단속하고 방지 시설물 설치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가 기업형 포장마차의 영업을 막기 위해 소공동 롯데백화점 옆길 인도에 14일 화단을 만들었다. 한 노점상이 차도에 설치했던 포장마차를 거두고 있다. -박주일기자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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