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세원테크 勞使갈등 갈수록 악화

  • 입력 2003년 10월 27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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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서공단 세원정공 계열사인 세원테크의 노사갈등이 2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 회사 노조 지회장이 분신을 기도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23일 오후 8시 55분경 대구 달서구 신당동 ㈜세원정공 공장안 빈터에서 이 회사 계열사인 세원테크 노조지회 지회장 이해남씨(41)가 온몸에 시너를 끼얹고 분신을 기도했다.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온몸에 중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충남 아산에 위치한 종업원 140여명 규모의 세원테크는 대구 성서공단에 본사를 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세원정공 계열사로 2001년 10월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노사갈등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파업 기간 중 회사정문의 바리케이드를 뚫고 노조사무실 진입을 시도하다 두개골이 함몰된 세원테크 노조원 이현중씨(30)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구강암이 겹쳐 8월 숨지면서 노사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유족과 노조측은 “회사측이 불법적으로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쇠갈고리를 이용해 제거 하던 중 이씨가 부상했다”며 “암은 서서히 진행되는 점으로 미뤄 이씨가 두개골 함몰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세원정공측은 이에 대해 “이씨가 지병인 암으로 인해 사망한 것일 뿐, 회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

노조측과 유족 등은 지난달부터 세원정공 앞에서 천막농성 등을 벌여오다 지난달 4일 노조원 60여명이 연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노조간부들이 수배되거나 구속되기도 했다.

노조지회장인 이해남씨는 당시 경찰의 검거를 피했으나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아왔다.

세원테크 노조측은 그동안 이현중씨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 노조탄압 중단, 임단협 성실교섭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이현중씨에 대한 위로금 지급 이외에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조와 회사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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