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를 잡아라" 농어촌지역 교사 위치위해 각종 '특전'

  • 입력 2003년 10월 23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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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과 중소도시 지역의 초등학교 교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전국 시도교육청이 농어촌 지역의 신규교사 확보와 현직교사의 이탈을 막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는가 하면 이들 지역의 교사 임용시험 응시연령까지 대폭 낮추고 있다. 현재 전국전으로 4286명의 초등학교 교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교사 응시연령 제한=23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일제히 발표한 내년도 초등교사 임용시험 공고에 따르면 경북은 응시연령을 지난해 만 55세에서 올해 만 45세로 무려 10세나 하향 조정했다. 응시연령은 교육감이 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는 최근 현직교사가 사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다른 지역의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현직교사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경북과 강원도는 지난해 50세에서 올해는 45세로, 충북은 55세에서 50세로, 전북은 45세에서 40세로 각각 응시연령을 낮췄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만 40세까지를 응시연령으로 정했다.

특히 전국 최대 규모인 2900명을 모집하는 경기도교육청도 응시연령을 지난해 50세에서 올해는 40세로 조정했다.

임용시험 공고를 앞두고 경북 등 농어촌이 많은 지역의 교육감들은 경기도교육청에 응시연령을 낮춰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는 응시지역 제한규정이 폐지되면서 농어촌 지역의 현직 교사 상당수가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 응시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북의 경우 다음달 다른 지역 임용시험에 응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직 초등교사는 100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어촌지역 교사 유치 설명회=“충남은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수도권과 1시간 거리이며 대전∼당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도내는 1시간 생활권이에요. 행정수도도 충남으로 이전할 것이 확실합니다. 천안 아산지역은 수도권이나 다름없으며….”

23일 오전 11시 충남 공주교대 음악당에서 열린 ‘2004학년도 초등교원 임용고사 설명회’는 부동산 투자 설명회를 방불케 했다. 9월 현재 초등학교 교사 1261명이 부족한 충남교육청은 응시생을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충남 지역의 생활환경이 열악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

충남교육청 윤충(尹忠) 초등교육과장은 “아이들이 여러분을 원하고 있습니다. 제발 충남으로 오시기 바랍니다”고 읍소하듯 말했지만 참석자들의 반응은 썰렁했다.

공주교대는 이 설명회에 많은 학생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휴강을 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졸업 예정자 520명 가운데 70여명만이 참석했다. 참석자 중 절반가량은 설명회 도중에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충남교육청은 △장학사 등 교육 전문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 △임용고사 상위 15% 응시자의 희망 지역 근무 등 각종 ‘특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설명회에 참석했던 공주교대 수학과 장혜란씨(29)는 “사명감이 없는 것도 아니고 각종 특전에 마음이 끌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도시에서 근무해야 생활이 편하고 문화 혜택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학생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남 경북 강원 충북교육청 등도 각종 특전을 제시하며 초등학교 교사 확보에 나섰지만 초등학교 교사 부족난을 해결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주=지명훈기자 doyoce@donga.com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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