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 양정여고 연극반 학생들의 당부다.
양정여고 연극반 ‘끼’는 21일 오후 7시 이천시민회관에서 10주년 기념 가을 정기공연을 연다. 10돌 기념의 의미도 크지만 무대에 오르는 연극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비극적 삶을 주제로 한 것이어서 연극반원들의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이날 공연될 연극은 극단 한강의 창작물인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
군 위안부 생활을 했던 순이와 금주, 봉기 등 세 여인이 광복이 돼 조선행 트럭을 기다리지만 망가진 몸과 마음 때문에 순이는 다음 날 어디론가 사라지고 봉기는 모아둔 돈을 금주에게 주고 자살을 한다는 것이 이 연극의 줄거리다.
봉기 역을 맡은 박수진양(17)은 “순결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던 시절에 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봉기를 통해 느낀다”며 “공연이 끝나면 할머니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1부 연극이 끝나면 2부 순서로 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헌정음반을 낸 가수 홍순관의 콘서트가 이어진다.
입장료는 없지만 학생들은 공연장에서 성금을 모아 전액 경기 광주시에 있는 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 전달할 예정이다.
나눔의 집 안신권(安信權·43) 사무국장은 “군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할머니들을 위한 연극을 한다니 기특하기만 하다”며 “이번 연극을 통해 많은 사람이 군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는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에 맞춰 유엔인권위원회에 대한민국 국적포기서를 제출하기로 한 나눔의 집 이옥선(74) 김군자 할머니(78)를 포함해 군 위안부 할머니 7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천=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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