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수송車 보는 사람이 임자인가…3억여원 실린채 털려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8시 19분


코멘트
20일 오전 9시10분경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유강리 D아파트 2차 단지에서 현금 3억2400만원이 실려 있던 한국전자금융 대행업체의 현금수송 승합차량을 도난당했다.

20대로 추정되는 범인은 이날 대행업체 직원 3명이 아파트 단지에 있는 우리은행 현금지급기에 현금을 넣기 위해 차량을 주차해 둔 사이 운전석 유리창을 깬 뒤 차를 몰고 달아났다.

대행업체 직원들은 차량 안에 열쇠를 꽂아 둔 채 문만 잠그고 모두 차에서 내려 현금지급기에 현금을 넣고 있었다. 직원들은 “수송차량과 현금지급기의 거리가 15m 정도에 불과했지만 차가 길모퉁이에 있어 범인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금수송차량은 사건 발생 1시간반 만에 현장에서 800m 떨어진 이 아파트 3차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됐으며 주차장 계단에는 4000만원이 든 현금상자가 떨어져 있었다.

대행업체 직원들은 금고와 차량에 2중 잠금장치를 하고 사고 발생시 즉시 신고해야 한다는 경찰청의 감독명령을 무시했으며 차량에 있는 금고를 사용하지 않고 차량 뒷좌석에 대형 가방 4개에다 현금상자 25개를 담아 운반했다.

이들은 사건 발생 25분이 지난 오전 9시35분경 포항북부경찰서 112지령실로 신고했다. 지령실 관계자는 “(현금수송차량이 아닌) 승합차를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관할 남부경찰서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도난 차량이 현금수송차량인 사실을 뒤늦게 알고 도주로 차단에 나섰으나 범인 검거에 실패했다. 사건 현장은 포항과 경북 경주시의 경계지점으로 차량으로 20분이면 경주시를 거쳐 고속도로에 들어설 수 있는 거리다.

경찰은 혼자 현금 3억여원을 재빨리 옮기기는 어렵기 때문에 범인이 여러 명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대행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건 경위와 범행 공모 가능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