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양길승 파문' 주역 이원호씨 관련진술서 단독입수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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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 향응파문의 핵심 인물인 이원호씨가 지난 89년 폭력조직 두목 살인사건의 배후 인물이라는 주장이 담긴 진술서를 월간 신동아가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신동아 11월호는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원호씨가 청주 폭력조직 시라소니파 두목 배모씨를 살해한 대명사파 조직원 2명과 두목 김모씨에게 모두 9,500만원을 줬다는 폭력조직 고위간부의 진술서를 공개했다.

양길승 향응파문 당시 김도훈 전 청주지검 검사는 이 진술서를 바탕으로 '살인교사 의혹'과 '이를 덮기 위한 금품로비 의혹'을 수사하던 중이었다고 신동아는 보도했다.

신동아가 입수한 대명사파 고문 손모씨의 진술서에 따르면, 이원호씨는 지난 89년 J관광호텔 신축사업 당시 대전지역 폭력조직과의 계약이 틀어지면서 이들로부터 의뢰를 받은 청주지역 시라소니파 두목 배모씨에게 신변의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배씨의 심한 위협으로 청주시를 벗어나 피신하기까지 했던 이원호씨는 결국 청주지역의 또 다른 폭력조직인 대명사파 두목 김모씨에게 이 사태의 해결을 부탁하게 된다.

89년 5월 12일 대명사파는 조00, 김00 등 2명의 조직원으로 하여금 시라소니파 두목 배씨를 살해토록 했다.

대명사파의 실세이기도 한 손씨는 진술서에서 이원호씨로부터 1500만원을 받은 두목 김씨는 부하들을 시켜 서울 남대문과 장안평에서 '일본도'와 차량을 구입했으며, 배씨는 저항 한 번 못한 채 일격에 급소를 찔려 사망했다고 밝혔다.

살인 현장에는 대명사파 폭력배 10여명이 배치돼 골목길 등 모든 퇴로를 차단했으며, '확인 사살'을 위해 배씨가 후송된 병원에 몰려가기도 했다고.

손씨는 또 두목 김씨가 배씨문제를 해결해주고 이원호씨로 부터 5000~7000만원을 받았으며, 살인범 조00, 김00씨도 출소 직후 각각 3000만원과 35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원호씨는 검찰조사에서 두목 김씨에게 3000만원을 준 것은 가족을 몰살하겠다는 협박 때문이었으며, 살인범 2명에게 돈을 준 것도 이들이 "당신이 시켜서 10년 넘게 (감옥을)살다 온거 아니냐. 검찰에서 다 불어버리겠다"고 엉뚱한 협박을 하는 통에 사회적으로 귀찮아지는게 싫어서였다고 주장했다.

신동아 11월호에는 이밖에도 김도훈 전 검사의 내사중단 정황과 이원호씨의 부인 계좌에서 인출된 50억여원의 행방에 관한 내용 등이 실려있다.

정리=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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