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경부고속도 평일 버스차로제 승용차 '침범'일쑤

  • 입력 2003년 9월 30일 18시 05분


코멘트
경부고속도로 궁내동 톨게이트 부근 버스중앙전용차로(왼쪽)에 버스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경부고속도로 궁내동 톨게이트 부근 버스중앙전용차로(왼쪽)에 버스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광역버스를 타고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출퇴근하는 회사원 이모씨(32)는 아침마다 분통이 터진다.

9월 1일부터 경부고속도로 수원IC∼서초IC 26km 구간에서 평일에도 출퇴근 시간(서울방향 오전 7∼9시, 수원방향 오후 6∼8시)에 버스중앙전용차로제가 운영되고 있으나 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한다고 해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침마다 고속도로에서만 1시간가량을 허비하는 것은 똑같다”며 “위반차량들이 전용차로를 ‘점령’하는데도 단속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분당과 수원시 등 경기 남부지역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경부고속도로 평일 버스전용차로제’의 시범운영이 30일로 끝났다.

건설교통부와 경찰청, 서울시, 경기도, 한국도로공사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은 지금까지의 시범운영 결과를 놓고 8일 토론을 벌인 뒤 이를 계속 운영할지, 아니면 중단하고 다른 교통대책을 세울지를 15일경 확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버스전용차로제의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

도로공사의 의뢰를 받아 실측조사를 한 교통환경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보면 버스전용차로제 운영 이후 버스의 주행시간은 서울 톨게이트에서 반포IC까지 약 6분30초 단축됐다.

오전 8시를 기준으로 버스전용차로제 시행 전에 서울 톨게이트∼반포IC 구간(7km)의 평균 주행시간은 42분. 시행 이후 이 구간을 통과하는 데 버스는 37분, 일반차로는 52분 걸렸다.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하면 시행 전이 39분30초인 반면 시행 이후는 버스의 경우 31분25초, 일반차로는 40분7초로 조사됐다.

그러나 하루 교통량이 최고 3만여대까지 차이가 나는데다 시간대와 구간별로 조사 결과가 들쭉날쭉해 경제성 분석이 포함된 최종 결과는 이달 중순에나 나올 예정이다.

교통환경연구원 김기준(金祺峻) 부원장은 “버스의 주행시간이 20분 정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위반차량이 워낙 많아 큰 효과가 없었다”며 “버스전용차로를 본격 운영하려면 위반차량을 어떻게 단속할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단순히 몇 분 빨라졌느냐보다는 대중교통 우선정책의 일환으로 평일 버스전용차로제를 봐야 한다”며 “태스크포스팀에서 본격 운영이 합의돼도 관계 기관 심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내년 초에나 본격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