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남양주에 대안학교 ‘선돌학교’ 여는 김영주 목사

  • 입력 2003년 9월 25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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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사회구원보다 인간구원에 나서고 싶습니다.”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 사무국장과 일치협력국장으로 1980, 90년대 민주화 인권운동과 통일운동에 매진했던 김영주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교육국 총무.사진)가 최근 교단 차원의 대안학교 건립에 헌신하고 있다.

그는 90년 윤석양 이병 보안사 민간사찰 폭로사건, 94년 통일염원 남북 인간띠잇기 대회를 주도하는 한편 97년 김동완 KNCC 총무와 함께 북한을 방문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등 사회운동을 펼쳤다.

그는 “80, 90년대엔 민주화 통일 등 사회변화를 통해 인간의 행복을 꾀했다면 이젠 물질문명으로 소외되는 인간의 구원이 필요한 때”라며 ‘변신’의 이유를 설명했다. 대안학교(가칭 선돌학교)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에 2004년 3월 개교한다. 내년 중학교 1년생 20명 입학을 시작으로 이후 고교 3년생까지 학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 모두 기숙사에서 지내며 교사 1명이 학생 5, 6명을 맡도록 할 예정이다.

이 대안학교는 ‘영재교육’이나 ‘문제아의 갱생’이 아니라 보통 학생들을 전인적으로 키우는 게 취지.

“기독교적 색채는 배제했어요. 목사가 설교하는 채플 시간도 없고 다만 혼란한 세상에서 자기중심을 지킬 수 있는 ‘영성’ 개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학교의 모토는 ‘작은 구도자의 양성’이다. 교과 과목도 기존 학교와 다르다. 문학 역사 수학 철학 과학 외국어뿐만 아니라 농사 목공 원예 도예 바느질 요리 천연염색 컴퓨터 연극 애니메이션 음악 회화 여행 비정부기구(NGO)활동 국토순례 등을 망라했다.

1년 전부터 모인 7명의 교사들도 교과과목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11월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갖는다.

그는 “기존 학교의 절반 수준의 월급을 받으며 ‘살아있는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교사들을 보며 대안학교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했다”고 말했다.

‘참되고 살아있는 교육’을 지향하지만 입시에 대한 요구를 완전히 배제하진 않는다.

“검정고시도 준비하고 고2 여름부터 고3 때는 입시 교육도 시킵니다. 하지만 학생이 목표 없이 끌려 다니는 게 아니라 자기 필요에 의해 능동적으로 입시준비를 하게 할 생각이죠. 교육은 실험이 아니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생기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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