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남부 강타]송전탑 붕괴는 ‘人災’

  • 입력 2003년 9월 13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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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이미 올 초 태풍에 취약한 송전탑을 적발해 해당 기관에 보강 조치 요구를 했으나 관련 기관에서 아직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경남 창원 등 일부지역에서 이번 태풍에 여러 기의 송전탑이 무너져 정전사태를 빚었으며 시설 복구에만 2, 3일 이상 걸릴 것으로 한전측은 밝혔다.

감사원이 13일 한나라당 김성조(金晟祚)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송전철탑 가운데 충북 제천과 경남 창원지역에 설치된 758기가 태풍에 취약해 안전도 재검사와 보강사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 감사결과 제천 및 창원전력관리처는 1990년부터 2003년 1월 말까지 철탑 안전성을 검토해 이 지역 전체 철탑의 77%인 758기를 보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감사원이 이중 20기를 임의 선정해 ‘기준에 맞는 방법’으로 안전성 검토를 한 결과 모두 기준 안전율에 못 미쳐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 결과를 근거로 “보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철탑들도 기준 안전율에 미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당 전력관리처에 안전성 재검토와 보강사업을 촉구했었다.

감사원은 또 “이들 철탑을 그대로 둘 경우 태풍에 전선이 끊어지거나 철탑이 파손될 염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공사측은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앞으로 2007년까지 장기계획을 수립해 안전도 재검사와 보강사업을 실시키로 했다”고 김 의원측은 전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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