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세 최국자 할머니 고졸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

  • 입력 2003년 8월 25일 18시 10분


“세상을 다 얻은 듯 가슴이 너무나 벅찹니다.”

2003년도 제2회 고졸학력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인 최국자(崔菊子·68·여.사진)씨는 합격 소식을 들은 25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골 공무원의 4남매 중 맏딸로 태어난 최씨는 초등학교만 졸업한 후 동생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공장 등을 다녀야 했다.

공무원인 남편과 결혼한 후에는 5남매를 키우며 정신없이 지내느라 공부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자녀들을 모두 결혼시킨 후 최씨는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고 있었던 공부에 대한 열망을 조금씩 실천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3∼4시간만 자며 독학으로 공부하다 지난해 양원주부학교에 등록해 중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다시 검정고시에 도전한 최씨는 이달 초 2번 만에 고졸검정고시에 응시해 합격했다. 최씨는 “건강이 허락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학에 진학해 평소 관심을 갖고 그려왔던 동양화를 전공하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5일 실시한 2003년도 제2회 고등학교입학자격 및 고등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 합격자를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정동 창덕여중 강당과 시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www.sen.go.kr)를 통해 발표한다.

이번 검정고시에는 고입 2516명과 고졸 7804명 등 1만320명이 응시했으며 고입은 1436명, 고졸은 2230명이 합격해 각각 57.07%, 28.57%의 합격률을 보였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