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시교육청 경찰자료 요청에 늑장

  • 입력 2003년 8월 15일 20시 25분


코멘트
광주시교육청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오른 ‘사립학교 교사채용 거액요구’ 주장과 관련, 자료제출을 미루는 등 경찰수사에 비협조적이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5일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교사 채용 금품요구’ 글이 오른 9일 오후 8시부터 10일 오후 12시까지의 홈페이지 서버 접속자료를 교육청 측에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교육청 측은 “서버 용량이 초과돼 지난 달 1일 이후 접속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절했다. 교육청 측은 12일에는 “접속 자료가 200만건을 넘어 검색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 그 사이 접속자료를 삭제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측은 “대부분 관공서는 전임 관리자가 용량이 초과하기 전 자료를 관리하는 것이 관례”라며 “서버 관리자 정도의 전산능력을 갖추면 접속 흔적도 지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교육청 측은 또 문제의 네티즌이 금품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한 시기인 지난 해 상반기 관내 사립고 교사채용 현황에 대해서도 “교육감을 비롯한 결재권자가 부재중”이라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미루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자체 진상 조사와 함께 접속자 주소(IP)까지 파악해 주겠다던 교육청 측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교육계 비리의 단초가 드러난 만큼 압수수색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가리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네티즌은 ‘열린 게시판’에 “2001년 겨울 교육청 직원 2명이 포함된 브로커 4명으로부터 모 고교 임용 조건으로 처음에는 2500만원을 요구했다가 다시 5000만원으로 올렸고 이사장 아들인 행정실장과 면접 후에는 모두 8000만원을 내놓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