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수 조흥은행장 내정자 노조저지로 근무 못해

  • 입력 2003년 8월 14일 18시 02분


코멘트
“노조가 너무 감정적으로 나오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최동수(崔東洙·57·사진) 조흥은행장 내정자는 14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조흥은행 노조의 저지로 은행에서 업무를 보지 못한 데 대한 심경을 밝혔다.

최 행장 내정자는 13일 오전 8시30분경 조흥은행 광화문지점 빌딩 5층에 마련된 임시사무실로 출근했다.

하지만 2시간 동안 은행 부서장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던 중 노조 간부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사무실에서 나왔고 노조는 임시사무실을 폐쇄했다.

최 행장 내정자는 “조흥은행이 과거 잘못 때문에 실적이 나빠졌지만 2년만 힘을 모으면 좋은 은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노조를 설득했으나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합병을 당한 조흥은행 임직원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이제는 객관적인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조흥은행을 신한은행보다 더 좋은 은행으로 만들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행장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선임된 마당에 어떻게 사퇴할 수 있겠느냐”며 “노조가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다른 요구조건을 내놓으면 차분히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흥은행의 한 임원은 “최 행장 내정자는 12일에도 서울시내 한 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8시간 동안 업무보고를 받았다”며 “노조 반발 때문에 일단 공식적인 업무보고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최 행장 내정자는 광복절 연휴가 끝난 뒤 18일 다시 조흥은행 출근을 ‘시도’할 예정이다.

은행측은 노조 반발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 행장 내정자가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되기 전까지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을 조흥은행 본점 주변에서 찾고 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