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씨 긴급체포 파장]“盧도 원없이 돈 썼다고 했는데…”

  • 입력 2003년 8월 12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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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권노갑 게이트’를 계기로 12일 대여 총공세에 나섰다.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숨은 2인자’로 불려온 권씨가 현대 비자금 수수 의혹으로 긴급 체포된 것은 김대중 정권의 정경유착 실상을 백일하에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게 공세의 초점이었다.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다 쓰러져 가는 기업으로부터 돈을 빼앗은 민주당이 개혁을 마치 전매특허인 양 내걸고 2000년 총선과 지난 대선을 치렀음이 드러났다”며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나 특검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 뒷거래용으로, 박지원(朴智元)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개인 착복용으로, 권씨는 민주당 선거용으로 현대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뒤 현대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했다”며 싸잡아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盧武鉉) 정권에 대한 공세도 빼놓지 않았다.

박진(朴振)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총선 때 원도 한도 없이 돈을 써봤다’고 실토한 적이 있는데 그 말도 이번 사건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게 우리 당의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 추이를 지켜본 뒤 17일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권노갑 게이트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현대 비자금 수사의 불똥이 한나라당에까지 튀지 않을까 긴장하는 기색도 역력했다. 정치권 주변에선 2000년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뿐 아니라 한나라당 후보 5∼10명에게도 현대 비자금이 전달됐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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