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길안과병원 직원들 버리는 안경모아 우즈벡에 지원

  • 입력 2003년 8월 8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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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길안과병원 의료진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시력이 나쁜 현지 주민에게 한국에서 가져간 안경을 씌워주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 한길안과병원
인천 한길안과병원 의료진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시력이 나쁜 현지 주민에게 한국에서 가져간 안경을 씌워주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 한길안과병원
“서랍 속에 굴러다니는 안경을 모아 한인 동포들에게 사랑을 전합시다.”

시력교정 수술을 받아 시력을 되찾은 국내 환자가 쓰던 안경을 모아 우즈베키스탄의 한인 동포 등에게 지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화제다.

인천 부평구 한길안과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모임인 ‘정우회’는 지난해 2월부터 이 병원 라식센터에 안경 수집함을 설치하고 ‘서랍 속 안경 새 주인 찾아주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라식 등의 수술을 받아 시력을 회복해 안경이 쓸모없어진 환자들에게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한 뒤 안경을 기증받고 있는 것. 지금까지 550여명의 환자가 흔쾌히 안경을 기증했다.

수집된 안경은 모두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의 한인 동포와 현지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선교단체의 제안으로 지난해 2월 처음 무료 진료활동을 벌이기 위해 이곳을 찾았고, 9월에는 주민 230명의 시력검사를 한 뒤 시력에 맞는 안경을 씌워줬다. 올 3, 4월에도 의료봉사를 하면서 250개를 나눠줬다.

특히 ‘카레이스키’라고 불리는 한인 동포가 모여 사는 마을을 찾아가 시력이 나빠 고생하는 노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지급했다.

또 이 병원은 지난해 2월 무료 현지 의료봉사 이후 지금까지 총 4번의 진료에서 300여명의 현지 주민에게 백내장 등 무료 수술을 해줬다.

올 6월에는 타슈켄트에 130평 규모의 무료 자선병원인 ‘코리아안과병원’을 개설해 현지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정우회를 이끌고 있는 검안실장 조근씨(38)는 “안경이 낡거나 일부 부속이 망가졌어도 수리하면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다”며 “캠페인을 더욱 활성화시켜 국내 불우환자에게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막성 기후로 고온 건조한 모래바람이 불어 안과 환자들이 많은 우즈베키스탄의 인구는 총 2500만명이며 한인 동포는 25만명이 살고 있다. 032-503-3322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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