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철도원을 다시 걷게하자” 네티즌. 모금운동

입력 2003-07-27 18:34수정 2009-09-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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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구하고 자신은 왼쪽 다리가 절단되는 등 중상을 입은 철도공무원 김행균씨가 27일 서울 신촌연세병원에서 접합수술을 받은 뒤 병상에 누워있다. -원대연기자
“걸어다닐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아름다운 역무원’ 김행균씨(42)는 27일 자신을 걱정하는 가족들을 오히려 이같이 위로했다. 김씨는 현재 서울 마포구 창전동 신촌연세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외부인 면회를 사절한 채 안정을 취하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잠시 만났을 때 ‘갑자기 어떻게 그런 결단을 내렸느냐’는 질문을 받자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다”고 답했다. 그는 또 “빨리 완쾌해 지금과 같은 보직에 근무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고를 모면한 아이 부모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에 대해서도 “순간적으로 일어난 사고라 아이 부모가 모를 수도 있지 않느냐. 개의치 않는다”며 상대를 배려했다. 이에 대해 아내 배해선씨(39)도 “사람들의 관심이 워낙 쏠려있어 (아이의 부모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왼쪽발목 접합수술과 오른쪽 발 피부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으나 왼쪽 다리는 10cm가 짧아졌고, 사고 당시 잘린 오른발 발가락은 복원이 힘든 형편이다.

수술을 집도한 권기두 과장(35)은 “왼쪽 다리는 2∼3주 경과를 지켜봐야 하며, 경과가 좋으면 다리 길이를 원래 수준으로 늘리는 추가수술을 하게 된다”며 “재활기간까지 1년 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술 후에도 다리를 저는 정도의 장애는 남을 것이라는 것이 병원측의 설명이다.

김씨의 선행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인터넷 다음카페에는 27일까지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씨 후원카페’ 등 7개의 사이트가 생겨났고 3500여명의 네티즌이 몰려 ‘책임정신을 보여준 김씨를 위해 모금운동을 벌이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철도청 홈페이지와 각 포털사이트에는 “최근 자살, 납치 등 어두운 소식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 때문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기부를 할 수 있도록 (김씨의) 통장번호를 알려 달라” “몸 바쳐 사회에 봉사하신 김행균씨의 빠른 쾌유를 빈다”는 격려와 위로의 글이 쇄도했다.

고건(高建) 국무총리는 27일 오전 병원을 찾아 “철도인으로서 철저한 직업윤리의식을 발휘했으며 이는 모든 공무원의 표상”이라며 김씨를 격려했다.

철도 공무원인 김씨는 공무상 상해에 해당하는 이번 사고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치료비 전액을 보조받는다. 이와 별도로 철도청이 가입한 상해보험을 통해 3000만원 정도의 보험금도 타게 된다. 신촌연세병원이 추산한 총 진료비는 7000만∼8000만원이다.

철도청 직원들도 김씨를 위한 성금 모금에 나서고 있다. 철도청은 김씨가 원하면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업무 분야로 옮겨줄 방침이다. 김씨는 철도고교를 졸업한 79년부터 24년째 철도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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