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역특구' 색깔이 없다

입력 2003-07-21 21:52수정 2009-10-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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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생적 발전을 유도한다며 ‘지역 특화 발전 특구’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상당수 자치단체들이 개발 위주의 구상을 내놔 환경훼손 등이 예상되는데다 전국적으로 엇비슷한 특구가 많아 ‘무늬만 특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수도권을 제외한 기초자치단체로부터 지역특화 발전 특구의 예비 신청을 받아 올해 안으로 ‘지역특화 발전 특구 특별법’을 만들고, 이어 정식 신청을 접수한 뒤 내년 3월말까지 특구 지정을 마치기로 했다.

경남도의 경우 21일 현재 11개 시군이 13건의 특구 지정을 희망했으며 나머지 시군도 이달 말까지 1, 2건씩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중 미륵도 관광특구(통영시)와 해양 관광특구(거제시) 하북레저 관광특구(양산시) 입곡휴양위락 관광특구(함안군) 가조온천 관광특구(거창군) 등 절반에 가까운 5곳이 ‘관광’ 중심의 특구이며 나머지 특구들도 관광이 주요 내용에 포함돼 있다.

또 11개 시 군 가운데 6개 시 군은 특구에 골프장 사업을 넣어 두었다.

23개 지자체별로 지역특구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경북에서는 과학기술특구(포항시), 문화특구(경주시), 대학특구(경산시) 등을 각각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공룡 관련 특구(전남 해남군과 여수시, 경남 고성군), 녹차특구(전남 보성군, 경남 하동군), 온천특구(충남 아산시, 경남 거창군, 강원 고성군) 등 유사한 사례가 많으며 바다를 끼고 있는 10여개 자치단체는 해양, 해상관광특구를 준비 중이다.

이처럼 참신성이 떨어지거나 중복된 아이디어를 내 놓으면서 특화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특히 일본이 2002년 특별법을 만들어 올해 시행에 들어간 ‘구조개혁 특별구역’을 급하게 모방하면서 이 제도에 대한 평가와 사전 준비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폐광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는 경북 문경시 관계자는 “폐광 개발 경우 특별예산을 지원 받는데도 계획대로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며 “별다른 재정 지원 없이 규제완화를 한다고 해서 획기적인 지역발전 계기가 마련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구지정이 오히려 지자체 발전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 시군은 특구 지정을 통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에 명시된 각종 규제 완화를 희망하고 있어 난개발과 해당 부처의 반대, 환경단체의 저항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규제를 완화하면 되레 난개발이나 환경 파괴를 부를 수 있고, 특정지역에는 가능한 사업이 다른 지역에서는 불가능해 법 적용의 형평성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경남도내 한 자치단체 간부는 “모든 자치단체마다 1, 2 곳의 특구를 지정해 줄 것이 아니라 범위를 좁혀 특화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시범 실시를 통해 문제점을 보완한 뒤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 것도 중복투자 등을 막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국가의 균형 발전을 위해 도입하는 지역 특화 발전특구는 별도의 재정이나 세제 지원은 없으며 특정 지역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해 주는 제도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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