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 갚기위해 초등학생 납치

  • 입력 2003년 6월 27일 17시 21분


코멘트
카드빚을 갚기 위해 여자 초등학생 2명을 납치해 금품을 요구한 2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S초등학교 1학년 김모(7), 배모양(7)을 납치한 뒤 17시간동안 감금하고 이들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금품을 요구한 혐의(특가법상 미성년자 약취 등)로 양모씨(29·웹디자이너)에 대해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26일 오후 3시경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김, 배양에게 접근해 "내 조카가 S초등학교에 다니는데 학교 위치를 가르쳐달라"며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경기 파주시의 친척 소유 폐가로 데려가 감금했다.

이어 양씨는 오후 9시경 김양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3000만원을 준비하지 않으면 아이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등 27일 오전까지 5차례에 걸쳐 김양 등의 몸값을 요구했다는 것.

양씨가 돈을 받기 위해 서울로 간 사이 폐가 옆에 사는 이웃 할머니의 신고로 27일 오전 두 어린이는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돈을 받으러 왔다가 경찰에 검거된 양씨는 "2년 전 집 마련을 위해 3400여만원의 현금서비스를 받은 뒤 카드 돌려막기를 하다 빚이 늘어났다"며 "지난달 결혼한 후 아내까지 보증인으로 세우게 돼 가장 쉬워 보이는 납치 범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