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김해청소년도서전 여는 이곤섭교사

  • 입력 2003년 5월 1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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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건설공고 이곤섭 교사가 청소년도서전에 전시 될 책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해=강정훈기자
김해건설공고 이곤섭 교사가 청소년도서전에 전시 될 책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해=강정훈기자
실업계 고등학교 교사가 지역 학생들을 위한 도서전을 기획한 데 이어 독서장려 등을 위한 시민모임도 추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경남 김해시 김해건설공고 이곤섭(李坤燮·49) 교사. 이 교사는 16일부터 19일까지 이 학교 특별전시실에서 ‘제1회 김해청소년 도서전’을 연다.

올해 초 도서전을 구상한 그는 전시할 책 1500여권의 목록을 작성한 뒤 기부금 등으로 책을 구입했다. 이어 ‘문학과 역사의 만남’ ‘평화를 위한 삶’ ‘우리 아이들이 알아야 할 성(性) 관련 도서전’ 등 12개의 테마를 정해 방과후나 주말을 이용해 전시장 꾸미는 작업을 도맡아 했다.

이 교사는 “청소년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나무랄 게 아니라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발 벗고 나서 독서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학교 도서관은 가장 편안하고, 아름답고, 좋은 책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는 기부와 도서 기증 등을 통해 학교 도서관의 장서(藏書) 확보, 시설 개선에 힘쓰고, 학교는 지역사회에 도서관을 상시 개방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게 이 교사의 주장.

그래야 일반인이나 청소년들이 학교 도서관을 자주 찾아 쉽게 책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의 슬로건을 ‘걸어서 10분, 장서 100만권, 도서관(이 많은) 도시’로 잡은 것도 그런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현재 지역 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도서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학교 도서관을 확충해 주민과 청소년에게 개방하는 데 도움을 줄 시민모임을 추진하고 있다.

이 학교 김광한(金光澣) 교장은 “이번에 규모가 크고 짜임새 있는 도서전을 개최하게 된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로 지역사회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운동을 하다 대학을 8년 만에 졸업한 이 교사는 90년 1월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됐다가 98년 9월 복직했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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