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 고교 평준화 다각도로 검토중"

  • 입력 2003년 5월 13일 2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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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에 고교 평준화 시행이 검토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평준화에 대해 기존의 ‘절대불가’ 방침을 바꿔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북지역의 고교 평준화와 관련해 도교육청이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도교육청 도승회(都升會) 교육감은 13일 “고교 평준화는 장단점이 있지만 적지 않은 교사와 학부모들이 평준화를 요구하고 있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교육감은 “고교 평준화는 경북 교육계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다각도로 검토해서 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도입하게 되면 우선 포항시가 해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 평준화 실시 여부는 교육부의 승인이 필요 없고 도교육청이 자체 결정할 수 있는 정책이다.

경북교육청은 이에 따라 포항시에 평준화를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포항시내와 옛 영일군 지역의 학생 배정 △위장 전입 차단 대책 △우수학생 타 지역 유출 등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한 정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도교육청의 이 같은 방침은 그동안 평준화를 요구해 온 포항시 뿐 아니라 경주 안동 구미 등 경북의 주요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고교 평준화 시행을 둘러싸고 심한 논란을 빚고 있는 경기도와 강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항지역의 고교평준화를 요구해 온 포항시 고교평준화 추진위원회는 “고교 입시를 둘러싼 경쟁이 극심해 고교 서열화, 사교육비 증가, 학부모 위화감, 우수학생 유치 경쟁 등 부작용이 많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포항시 뿐 아니라 안동과 구미에도 고교 평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포항시에 평준화가 도입될 경우 경북 전체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주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평준화가 구체적으로 추진될 경우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올 전망이다. 평준화를 반대하는 쪽은 평준화로 학생들의 전체적인 학력이 떨어지고 우수한 학생이 명문학교를 찾아 전학하는 현상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또 경북의 도시들은 도심과 읍면이 섞여 있어 평준화가 도입되면 원거리 학교배정도 불가피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한 교장은 “경북의 경우 도심의 고교와 읍면 단위 학교는 학력 등에 차이가 많아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의견을 보였다.

경북도교육청은 평준화 도입이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이 문제는 멀지 않아 경북 교육계의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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