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울진스킨스쿠버회원 '바다지킴이' 발족

  • 입력 2003년 5월 4일 2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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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해적’ 불가사리, 우리가 제거합니다.”

경북 울진지역의 스킨스쿠버 애호가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체인 ‘울진 바다지킴이’(회장김용운)가 전복과 소라 등 패류를 마구 잡아먹는 ‘해적생물’ 불가사리 제거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울진 바다지킴이 회원들은 다른 지역보다 유달리 많은 불가사리를 제거하기 위해 보트와 잠수장비 등을 이용, 바다의 날인 31일부터 6월말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불가사리 채취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 단체 관계자는 4일 “회원들이 최근 울진 지역 연안 3개소를 조사한 결과 불가사리가 사방 1m 간격으로 20∼40마리나 관측되기도 했다”며 “불가사리가 전복 서식지에서 많이 늘어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풀이됐다”고 밝혔다.

특히 울진에는 포항과 영덕 등 다른 경북 동해안지역에 비해 불가사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어민 등이 잡은 불가사리를 ㎏당 490∼500원에 전량 수매하는 ‘불가사리 구제사업’이 2001년부터 실시됐으나 울진의 경우 불가사리 처리시설이 별도로 없는데다 운반비 등이 많이 소요돼 수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울진군 관계자는 “올해 책정된 불가사리 구제사업 예산 1억3000만원 중 현재까지 집행된 것이 전혀 없다”며 “구제사업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운반 및 처리비용 등이 예산에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암수 한몸인 불가사리는 한 마리가 총 200만∼300만개의 알을 낳으며 하루에 바지락 16개와 피조개 2개를 먹어치울 정도로 포식성이 강해 어장 황폐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울진 바다지킴이는 우선 6월말까지 불가사리 제거작업을 벌인 뒤 비용문제가 해결되면 이 작업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이 단체 사무국장 전양규씨(33)는 “회원 15명 정도가 불가사리 제거작업을 하는데 하루 50만∼60만원이 소요된다”며 “불가사리 수매가 이뤄질 경우 회원 1인당 하루 50∼100㎏을 잡을 수 있어 비용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7월 결성된 이 단체는 현재 회사원과 자영업자 등 회원 25명을 두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해양 오염물 제거 및 정화작업도 벌이고 있다.

울진=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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