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사람/월간문학 동리상 수상 허형만 시인

  • 입력 2003년 4월 28일 21시 47분


“시력(詩歷) 30년 만에 너무나 큰 상을 받게 돼 감격스러울 뿐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독자들과 만나겠습니다.”

작고한 소설가 김동리(金東里) 전 이사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한국문인협회가 제정한 제1회 월간문학 동리상 수상자로 최근 선정된 허형만(許炯萬· 58· 목포대 국문과 교수) 시인.

허 교수는 지난해 7월 펴낸 10번째 시집 ‘영혼의 눈’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10여년 전 김동리 선생과 목포에서 숙식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선생이 ‘시에 생명을 불어넣은 작업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하신 말씀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허 교수는 일상적인 사물을 대상으로 다루면서 부담을 주거나 생경한 표현 따위로 곤혹감을 주지 않는 시를 쓰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허 교수의 4번째 시집인 ‘입맞추기’에 실려 있는 ‘동전 한닢’이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말하기 듣기 쓰기’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그의 수상시집 ‘영혼의 눈’은 존재의 아픔과 삶의 고단함을 거울 속처럼 깊고 고요하게 맑은 시어들로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교수는 73년 월간 ‘문학’으로 등단했으며 ‘풀무치는 무기가 없다’, ‘비 잠시 그친 뒤’ 등 9권의 시집을 펴냈고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과 원탁시회대표, 계간 ‘시와 사람’ 편집인 등을 맡고 있다.

29일 오후 4시 충남 수안보 KT&G 수련관에서 상을 받는 허 교수는 “상금이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어렵게 시를 쓰는 후배들과 제자들을 위해 쓰고 싶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지난해 6개월간 중국 옌타이(煙臺)대학 교환교수로 근무하면서 한국 현대시를 강의한 것을 계기로 다음달 50편의 시를 중국어로 번역한 ‘허형만의 시 읽기’라는 책을 발간한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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