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염동연씨 28일 소환…받은 돈 대가성 여부 조사

  • 입력 2003년 4월 28일 18시 32분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을 재수사 중인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는 28일 안희정(安熙正)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 나라종금에서 받은 2억원의 사용 명세를 그가 99년 당시 운영하던 생수회사의 회계장부에 모두 기재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또 염동연(廉東淵) 민주당 인사위원이 99년 9월 나라종금에서 5000만원을 받은 뒤 추가로 수천만원을 ‘용돈’ 명목으로 받았다는 진술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안 부소장과 염 위원을 차례로 소환해 김호준(金浩準) 전 보성그룹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경위 등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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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날 두 사람을 돌려보내지 않고 자정 넘게까지 조사했으며 이르면 29일경 두 사람 모두 긴급체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안 부소장을 상대로 김 전 회장에게서 받은 2억원 가운데 회사 장부에 기재하지 않은 돈을 정치자금으로 사용했는지를 추궁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은 ‘2억원을 투자자금으로 전달했다’는 종전의 진술을 일부 바꿔 검찰에서 ‘2억원은 투자자금이 아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염 위원이 수자원공사 감사로 재직하며 수자원공사 자금을 나라종금에 예치한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안 부소장의 경우 2억원의 사용처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형사처벌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부소장과 염 위원은 검찰에서 김 전 회장에게서 받은 돈을 각각 생수회사 ‘운영자금’과 ‘생활비’ 명목이라며 대가성이 없다고 끝까지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정현준(鄭炫埈) 게이트’의 주범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9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정씨를 지난주 2, 3차례 불러 김 전 회장의 돈이 정씨가 운영했던 한국디지탈라인(KDL)에 흘러들어간 경위 및 로비 관련 여부 등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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