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4월 태풍’ 오나…2호태풍 ‘구지라’ 북상

  • 입력 2003년 4월 24일 18시 48분


한반도가 처음으로 ‘4월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4일 오후 9시 현재 제2호 태풍 ‘구지라(KUJIRA)’가 대만 타이베이 동남동쪽 250㎞ 부근 해상에서 북북동쪽으로 올라오고 있어 4월에 발생한 태풍으로는 처음으로 한반도와 인근 해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지라는 25일 오전 9시경 제주 서귀포시 남쪽 590㎞ 부근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 김승배(金承培) 공보관은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주로 7∼9월에 1, 2개지만 실제로는 1년 내내 28개 정도 발생한다”며 “7월 이전에는 한반도 쪽으로 북상하더라도 주변 기온과 바닷물의 온도가 낮아 통상 올라오면서 소멸된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동중국해와 남해 해수면의 온도는 20도 정도로 낮지만 이미 제주 부근에 습한 저기압이 가득 차 있는 데다 태풍의 저기압까지 더해져 영향을 받는다는 것.

지금까지 가장 이른 시기에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1961년 5월28∼29일의 ‘베티’였다.

기상청은 “구지라는 한반도에 도달하기 전에 세력이 급속히 약해져 열대성 저기압으로 바뀌겠지만 간접적인 영향으로 제주와 남해 먼 바다에는 강한 바람과 폭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25일까지 제주와 일부 남해안지방에는 30∼60㎜,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어로 ‘고래’를 뜻하는 구지라는 11일 괌 동남동쪽 1500㎞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으며중심기압 996hPa(헥토파스칼)의 소형 태풍이지만 중심 부근에는 초속 23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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