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규모 '666 논란'에 병력 전격 증원

  • 입력 2003년 4월 4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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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파병 부대원 규모에 대해 일부에서 '악마의 숫자'라는 논란이 일자 국방부가 파병 병력을 전격 증원했다.

2일 국회에서 파병 동의안이 통과된 뒤 국방부가 공개한 파병 규모는 건설 공병지원단과 566명과 의료지원단 100명 등 총 666명이었다. 문제는 666이라는 숫자가 가톨릭과 개신교계가 요한계시록을 들어 '악마의 숫자'로 여기는 숫자와 똑같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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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네티즌들은 국방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신약성경 요한계시록에 종말 때 나타나는 악의 우두머리 숫자가 666"이라며 "왜 하필이면 666명으로 결정했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인원 재조정을 촉구했다. 또 "666은 서양에선 거의 금기시하는 숫자"라며 "이라크전이 종교전쟁이라는 지적도 있는만큼 사소한 문제도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현지 임무를 고려해 부대를 편성하는 과정에서 공교롭게도 666명이 된 것이며 규모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논란이 확산되자 국방부는 4일 파병 대상지역이 물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 관정 시추병 7명을 공병 지원단에 추가해 전체 파병 규모는 666명에서 673명으로 늘렸다. 국방부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이 숫자에 대해 찜찜해하는 것이 사실이어서 임무 등을 고려해 파병 인원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건설 공병지원단은 고려시대 거란과 국경 분쟁에서 탁월한 외교능력을 발휘한 서희(徐熙) 장군의 이름을 따 '서희 부대'로, 의료지원단은 조선시대 한의학자 이제마(李濟馬) 선생의 이름을 따 '제마 부대'로 명명했다.

파병 지역과 관련, 국방부는 이라크전의 전황(戰況)을 감안, 파병 병력의 대부분을 대규모 미군기지가 주둔중인 쿠웨이트와 요르단에 배치하는 방안을 미영 동맹국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수일내 바그다드 함락을 위한 동맹국군의 대공세가 예상돼 실제 파병이 이뤄지는 이달말이나 내달초 동맹국군의 승리로 종전될 가능성이 유력히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파병 병력은 동맹국군 및 이라크 주민치료와 전후 복구사업을 위해 이라크로 '직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 국방부는 내주 3명의 현지 군 협조단을 쿠웨이트에 있는 미 지상군 사령부로 보내 구체적인 파병 지역과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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