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영화제 개최장소 논란

  • 입력 2003년 3월 3일 2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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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발돋움한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개최 장소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는 그동안 중구 남포동과 해운대 등으로 분산돼 있던 영화제 개최 장소를 일정과 운영 문제를 감안해 해운대로 단일화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남포동 극장가가 매년 추석 대목을 피해 상영관을 대여해 주기 때문에 영화제 개최 시기가 해마다 10월과 11월로 변동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조직위 측은 세계 주요 영화제의 개최 시기가 고정돼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들쭉날쭉한 부산영화제의 개최 시기는 장기적으로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영화제와 동시에 열리는 영화제작지원 사전 설명회 격인 부산프로모션플랜(PPP) 등 부대행사도 많아 주변여건이 좋은 해운대로 이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해운대는 수영만요트경기장의 야외무대를 활용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센텀시티에 전용관을 건립한다면 영화제의 성장을 위해 개최지를 해운대로 이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중구 남포동 상영관측과 영화팬 등은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는데 이제 남포동을 버리고 해운대로 가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거액을 투자해 조성한 남포동 피프광장을 외면한다면 시민들로부터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중구 남포동 부산극장과 대영시네마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추석 연휴를 이유로 대관을 못해주겠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앞으로 언제라도 대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중구 주민들은 “영화 열기가 높은 피프광장 주변 극장가를 두고 해운대로 옮기는 것은 역사와 전통을 무시하고 성공한 국제영화제를 망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대관에 따른 극장측 손실을 범구민 성금모금으로 보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조직위 관계자는 “최근 조직위 총회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다”며 “지난해 영화제 때 영화인과 해외게스트들이 분산 개최로 불편을 겪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영화제 개최장소와 전용관 건립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각계인사 등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개최하고 객관적인 여론조사 등을 통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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