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원룸’ 여성 노리는 ‘발발이 범죄’ 활개

  • 입력 2003년 2월 25일 2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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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에 잠입해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속칭 ‘발발이 범죄’가 대전지역에서 활개를 치고있다.

한 명이 최근 2년간 40여건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된 데다 신고되지 않은 사건까지 합하면 유사범죄가 수백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찰수사는 답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발발이 출몰=23일 오전 10시경 대전 서구 탄방동 T아파트 김모씨(25·여) 집에 30대 남자가 침입해 흉기로 위협한 뒤 성폭행하고 3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에 앞서 8일 오전 5시 반 서구 갈마동 이모씨(23·여)의 원룸에도 30대 괴한이 침입해 성폭행하고 20만원을 강탈해 달아났다.

경찰은 인상착의와 범행수법으로 미뤄 이들 사건이 2000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43건의 강도강간을 저지른 발발이의 소행으로 보고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그 기간동안 강도강간 피해자들을 조사한 결과 43명으로부터 이 발발이의 정액이 검출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신출귀몰한 범행=범행 대상은 대전 갈마동 월평동 탄방동 등지의 원룸과 다가구 주택에 거주하는 유흥업소 여성들. 피곤에 지치거나 술에 취해 곯아 떨어진 오전 5시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들이닥쳐 흉기로 위협하며 성폭행 한 뒤 금품을 빼앗아 순식간에 달아난다.

이 발발이는 경찰이 잠복에 나서면 절대로 나타나지 않아 “경찰 무전기를 도청한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월평동의 수퍼주인 김모씨(42)는 “원룸 세입자들이 일주일이 멀다하고 발생하는 발발이 범죄 때문에 공포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수사=경찰은 대전 동부 서부 둔산 등 3개 경찰서의 형사 1개반씩을 전담수사반으로 편성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범인의 정액검사 결과와 얼마 전 폐쇠회로TV(CCTV)를 통해 확보한 희미한 사진 한 장, 그리고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혈액형이 B형이고 신장이 165㎝ 안팎이며 얼굴과 신체가 갸름한 30대 남자를 수배했다. 또 주거침입 전문 강절도범 305명에 대해서도 조사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주민 불안을 이유로 공개 수사에 나서지 않아 범죄를 예방할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을 사고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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