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형 내시경’…삼키면 몸속 사진찍어 무선전송

  • 입력 2003년 1월 28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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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작은 캡슐형 내시경이 한국에서 개발됐다.

과학기술부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사업단의 박종오(朴鍾午·KIST) 단장은 28일 “입으로 삼켜 식도 십이지장 소장 등의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캡슐형 내시경 ‘미로’를 개발했으며 동물 실험에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미로’는 지름 1㎝, 길이 2.5㎝로 비타민 알약만한 1회용 캡슐 내시경이다. 한번 삼키면 식도 십이지장 소장 등을 따라 이동하면서 인체 장기 내부의 사진을 찍어 무선 통신을 통해 외부 컴퓨터로 전송한다. 몸 안에서 8∼9시간 활동하며 항문을 통해 배출된다.

이 캡슐 내시경은 초소형 렌즈와 디지털 카메라, 배터리, 장기 내부를 환하게 비추기 위한 발광 다이오드, 영상전송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박 단장은 “미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작은 이스라엘 기븐이메징사의 제품보다 부피가 20% 더 작은 세계 최소형”이라며 “외국 제품보다 환자가 삼키기에 훨씬 더 편하며 구토나 공포감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미로는 또 외국 제품보다 인체 내부 사진을 훨씬 더 선명하게 찍을 수 있으며, 사진을 찍은 뒤 바로 컴퓨터에서 볼 수 있다. 캡슐 내시경을 포함해 이번에 개발된 전체 시스템의 가격은 외국 제품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박 단장은 “소장 내부를 보는 것이 그동안 무척 어려웠지만 캡슐형 내시경을 이용하면 간편하게 내부 증상을 알 수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거쳐 이르면 1년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단은 캡슐형 내시경 개발과 관련해 국내외에 14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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