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깃든 건물 헐다니” 연대교수들 농성

  • 입력 2003년 1월 22일 19시 30분


연세대 교수 50여명이 교내의 유서깊은 건물 철거를 막기 위해 천막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교수들이 22일 교내 연합신학원 앞에서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이훈구기자
연세대 교수 50여명이 교내의 유서깊은 건물 철거를 막기 위해 천막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교수들이 22일 교내 연합신학원 앞에서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이훈구기자
연세대 일부 교수들이 유서 깊은 교내 건물의 철거 중단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학교 문과대 교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연합신학대학원(연신원) 지키기 및 에코 캠퍼스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학교측이 곧 철거할 예정인 교내 연신원 건물 앞에 21일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고 22일 밝혔다.

비대위 대변인 김용민(金容旻·독문과) 교수는 “농성에 참여하기로 서명을 한 교수는 50명에 이르지만 교직원 수련회 참석으로 많이 빠져 일단 교수 한두 명이 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측은 27일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학교측이 연신원 건물 철거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농성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연신원을 둘러싼 교수와 학교측의 갈등이 비롯된 것은 2년전. 학교측이 1964년 건립된 석조 2층 건축물(연건평 195평)인 연신원 건물을 헐고 지하4층, 지상4층(연건평 3040평) 규모의 ‘연세신학선교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하자 일부 교수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

학교측은 새 건물의 부지 선정과 건물 규모를 놓고 교수들과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최근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결정하고 이달 내에 현 연신원 건물의 철거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측은 “역사가 담긴 옛 건물을 철거하고 주변의 녹지를 없애는 건물 신축은 생태학적 환경과 정신적 교육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본부가 철거를 강행할 경우 총장실 점거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학교도 연신원 건물과 터를 소중하게 생각해 시공사측에도 주변 녹지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를 주문했다”며 “비대위측 교수들과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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