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 오웅진신부 횡령혐의 수사

  • 입력 2003년 1월 21일 22시 22분


청주지검 충주지청(지청장 김규헌)은 22일 충북음성군 맹동면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의 설립자인 오웅진(57) 신부가 10여억원의 후원금 등을 자신의 가족명의 계좌로 입금시킨 사실을 밝혀내고 빠르면 다음달 중순께 오 신부와 오 신부 가족, 꽃동네 관계자 등을 소환, 본격 조사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7월께 오 신부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오 신부 주변에 대한 내사를 벌인 결과, 오 신부가 10여년 전부터 후원금과 기부금, 국고보조금 등 10여억원을 자신의 가족 계좌로 입금시킨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빠르면 설 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중순께 오 신부와 오 신부의 형제, 꽃동네 관계자 등을 불러 꽃동네 후원금 등의 입금 경위, 정확한 액수 등에 대해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또 오 신부가 10여년 전부터 가족.친지 명의로 음성군 맹동면과 청원군 현도면 일대에 수 십 필지의 땅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 구입 경위와 배경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들 땅 구입과 관련, 최근 오 신부에게 땅을 매도한 4-5명을 소환, 조사했으며 현장 답사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꽃동네 관계자는 "오 신부의 횡령 의혹은 터무니 없는 소리"라며 "부동산의 개인 명의 구입은 관계 법령상 재단 명의로 구입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개인 명의로 구입한 뒤 재단측이 근저당을 설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결과, 이 지역 땅은 검찰이 본격적으로 내사를 시작한 직후에 재단명의로 근저당을 설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지청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후 꽃동네가 음성지역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진정서와 제보가 접수됨에 따라 내사에 착수, 뭉칫돈이 가족 계좌로 입금된 사실이 일부 확인됐다"며 "이번 사건의 초점이 오 신부 개인 비리 의혹을 규명하는 것인 만큼 오 신부 등에 대한 소환조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충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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