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관상수 수출 새재수목원 대표 조윤희씨

  • 입력 2002년 12월 13일 00시 14분


“올해는 여름에 집중호우가 많이 내려 관상수들이 물에 잠겨 수출이 다소 부진했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경북지역에서 유일하게 관상수를 수출하는 문경시 산북면 대하리의 새재수목원 대표 조윤희씨(43). 조씨는 올해 청단풍과 홍단풍 등 관상수 20여만본을 네덜란드에 수출해 7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내년엔 70여만본을 수출해 1억70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릴 계획이다.

10년 전부터 자신이 직접 판로를 개척해 ‘화훼의 종주국’ 네덜란드에 관상수를 수출해 온 그는 수 년 동안 연구 중인 네덜란드산 단풍나무와 한국산 단풍나무의 접붙이기 작업이 최근 큰 진전을 보여 내년도 수출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고졸 학력이 전부인 그는 2만여평 규모의 수목원에 단풍나무를 비롯해 은행나무와 이팝나무 등 관상수 150만본을 재배하고 있는데 창의적인 사고와 끈질긴 시험연구 등으로 신기술 개발에 성공, ‘나무 신지식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관상수 40여만본을 네덜란드에 수출해 1억3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그는 1982년부터 20년간 ‘나무사랑’에 전념해 오고 있다.

“군대를 제대한 뒤 처음에는 소를 사육했습니다. 그러나 농산물 수입개방 바람이 불면서 230만원을 주고 구입한 소가 2년 후에 가격이 60만∼70만원으로 폭락했지요. 일반 농축산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관상수 재배로 눈을 돌렸습니다.”

이후 그는 전국의 나무농장 등을 돌며 정보를 수집하고 관련 교육은 무조건 참석해 조금이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한동안 관상수 재배에 실패하거나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우연히 일본에 사는 친척으로부터 네덜란드에 일본산 단풍나무가 많이 수출된다는 얘기를 듣고 네덜란드를 방문해 한국산 단풍나무의 우수성을 알리고 우여곡절 끝에 바이어를 확보했다. 그는 꾸준히 네덜란드를 찾아가 수입상 등을 설득해 한때 ‘저팬메이플’로 불리던 한국산 단풍나무의 명칭을 ‘코리안메이플’로 바꿔 놓기도 했다는 것.

조씨는 “단기간에 성공을 꿈꾸며 조급한 마음으로 나무를 심으면 반드시 실패한다”며 “나무사랑에는 꾸준한 노력과 참을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경〓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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