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전력선-光케이블 수도권서 잇따라 절단

  • 입력 2002년 12월 1일 18시 15분


최근 서울과 경기지역 7곳에서 KBS 중계소의 전력선과 송신선을 비롯해 케이블TV 전송망 회사인 ㈜파워콤의 광케이블선 등이 잇따라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방송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경찰은 누군가가 고의로 이들 선을 절단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사건 발생〓지난달 30일 오후 4시10분경 서울 용산구 후암동 남산도서관에서 하얏트호텔쪽으로 500m 떨어진 산기슭에 설치된 서울타워 방송중계소용 배전선로가 절단됐다.

이로 인해 서울타워 내 방송중계소의 전기공급이 끊겼으나 정전사태에 대비해 설치된 전원공급장치와 비상발전기가 자동으로 작동해 방송 송신 중단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2만2900V의 고압선이 절단되면서 생긴 충격으로 용산변전소 내 송전장치가 일시 고장을 일으켜 후암동 일대 100여가구에 전기 공급이 5분여간 중단됐다.

이에 앞서 같은 달 26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KBS 무인중계소의 전력선과 송신선이 절단됐으며 28일에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KBS 무인중계소와 경기 하남시 하산곡동 검단산 KBS 중계소 부근의 전력선이 절단됐다. 이로 인해 이들 지역의 방송이 일시 중단됐다.

KBS 무인중계소는 난시청 해소를 위해 설치한 전파중계소로 지역에 따라 MBC 및 교육방송 등도 함께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20일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S빌딩 뒷길 전주에 있던 광케이블 6회선 △20일 경기 용인시 기흥읍 신갈오거리 부근의 광케이블 26회선 △29일 성남시 태평3동의 광케이블 16회선도 예리하게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광케이블선은 모두 케이블 TV 전송망 회사로 한국전력 자회사인 ㈜파워콤이 운영하는 것이다.

㈜파워콤 중앙네트워크센터 박학서 상황실장은 “이번 연쇄 절단은 누군가가 회사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려고 고의로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현상금 1000만원을 내걸고 범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서울타워의 경우 예비선로를 절단한 뒤 엄청난 고압이 흐르는 본선로를 끊은 것으로 보아 전력 공급체계를 잘 아는 전문가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경찰 수사〓경찰은 일단 관련 회사들의 전력공급 파트 직원이나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직원 등이 불만을 품고 시위용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적어도 2명 정도가 관련됐으며 고압선 절단작업에 특수절연 쇠톱이나 150㎝ 크기의 대형 커터를 동원했고 고압선 절단시 발생하는 고온의 스파크를 견디는 보호장구를 갖췄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난시청 지역에서는 케이블망을 이용해 공중파 방송을 시청하고 있어 케이블선을 절단하면 자동적으로 공중파 방송도 시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범인들이 이 점을 노렸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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