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장애인 합동결혼식 29일 부산에서 열려

  • 입력 2002년 11월 28일 18시 15분


생활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거나 부부로서 첫 출발을 하는 영세 중증 장애인 8쌍에 대한 ‘합동결혼식’이 거행된다.

이 합동 결혼식은 부산지체장애인협회 주최로 2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산 기장군 기장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인데 결혼식에 앞서 치어단 공연과 고적대 퍼레이드 등 식전행사도 펼쳐진다.

이날 결혼식에서는 30여년을 함께 살아오면서 여태껏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지체3급 장애인 신기홍(67)씨와 정상인 박말순씨(58)를 비롯해 인생설계를 새롭게 시작하는 지체2급 장애인 김외철씨(31)와 정상인 박향기씨(34)까지 8쌍이 백년해로를 기약한다.

33년만에 결혼식을 올린다는 시각3급 장애인 정대석씨(57)는 “무덤에 갈때까지 환자로만 살아야 할 아내(54·뇌병변 2급)와 함께 결혼식을 올린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도움을 준 주위 사람들에게 한없이 고맙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고 결혼식장에 입장할 이들의 앞날을 위해 독지가와 장애인지원단체 등에서 혼수용품과 결혼축의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 후에는 장애인 가족과 자원봉사자 등 3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래자랑대회와 장기자랑 등 흥겨운 화합의 한마당 잔치가 펼쳐진다.

부산지체장애인협회 신수현 사무국장은 “장애에 대한 편견의 벽을 허물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뜻에서 이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실에서는 신라대 사회과학연구소 주최로 ‘한일장애인복지의 이념적 지향과 발전과제’란 주제로 한일 공동 심포지움이 열려 장애인 차별 해소 방안 등을 모색하게 된다. 문의 부산지체장애인협회 051-465-9055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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