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92% “한국사회부패”…反부패국민연대 조사

  • 입력 2002년 11월 22일 18시 43분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10억원을 벌 수 있다면 부정적인 행위를 하고(16%),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뇌물을 주겠다(27.3%).’

반부패국민연대(회장 고건·高建)가 9월 한달간 서울 등 전국 12개 도시의 중고교생 3017명(남학생 1528명, 여학생 1489명)을 대상으로 부패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2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윤리의식이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92.2%의 학생들이 한국 사회가 부패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부패했다고 생각되는 집단을 1∼5위까지 중복 선택하라는 문항에 대해 89.6%가 정치권을 꼽았으며, 언론계(63.3%), 기업(61.6%), 법조계(52%), 교육계(49%), 공무원(44.5%), 금융계(37.8%), 경찰(37%)을 꼽았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67.9%의 학생들은 한국 사회의 부패 정도에 대해 세계 100개 국가 중 한국이 1∼20위에 들 정도라고 응답했다.

학생들의 윤리 수준을 알 수 있는 설문인 ‘보는 사람이 없으면 법질서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47.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학급과 회사내부의 부정과 부패를 고발하는 동료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14.3%가 ‘가만히 있어도 될 것을 왜 그러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응답했으며 ‘적극적으로 왕따를 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5.7%나 됐다.

우리 사회에 부정행위가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64.3%가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거나 가벼운 처벌밖에 안 받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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