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史料 이달들어 3점 분실

  • 입력 2002년 11월 18일 18시 26분


충남 천안시 목천면에 있는 독립기념관(관장 이문원·李文遠)에서 관리부실 등으로 귀중한 사료의 분실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8일 천안경찰서에 따르면 독립기념관은 5일 제6전시관에 전시 중이던 10원권 ‘전시 보국채권’ 1점이 없어진 뒤 열흘이 지난 후 경찰에 신고했다.

이번에 분실된 사료는 일제가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후 전쟁비용 충당을 위해 1943년 2월 발행한 10원권 채권으로 다른 10원권, 5원권 4장과 함께 유리로 코팅된 채 벽면에 전시돼 있었다. 이달 초에도 제6전시관 벽면에 전시돼 있던 독립자금 영수증 진본인 ‘대한인 국민총회 의무금 영수증(제369호)’ 1점과 ‘국민총회 호상부(제3691호)’ 1점도 분실됐다. 1000원짜리 지폐 크기의 의무금 영수증은 일제강점기 미국에 거주하던 한 교포가 독립단체에 1달러, 5달러를 내고 받은 것.

이에 대해 경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 도중 일부 전시 사료들이 바닥에 떨어져 환경미화원들이 주워 기념관에 신고하는 등 부착상태가 부실한데다 보안장치도 허술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료의 양이 방대해 수장고에 보관된 사료와 전시 중인 사료 및 소장 목록이 서로 맞지 않는 부분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독립기념관 이동원 학예실장(48)은 “사료가 주로 없어진 곳은 맨 끝에 있는 전시관으로 감시가 다소 소홀했을 수 있다”며 “기념관 인원이 개관 때의 180여명보다 크게 줄어든 80여명에 불과해 관리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은 96년 4월에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재필(徐在弼) 박사의 육성 음반을 전시하던 중 분실했으나 현재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독립기념관이 소장 전시 중인 사료는 문건 사진 유품 등 모두 6만9577점에 이른다.

천안〓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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