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문경시 튀는 지역발전 아이디어 '클릭'

  • 입력 2002년 11월 13일 21시 09분


지역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며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경북 문경시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주민들의 ‘지역발전 묘안’으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9월부터 ‘지역개발에 대한 시민의견’ 홈페이지를 마련하자 13일 현재 59건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올랐다. 문경시는 이 가운데 참신하고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을 골라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

주민 김왕래씨는 “농산물 가격조절과 안정된 출하를 위해 시가 운영하는 냉동저온 창고가 꼭 필요하다”고 했고, 채용식씨는 “혼자 사는 노인에게 월 30만원 가량 지원하는 방식을 개선해 읍면 단위로 사랑의 집을 지어 함께 살도록 하자. 보건소 직원이 상근하면서 건강을 관리하고 구내 식당을 운영하면 고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중표씨는 “마성면 진남교반 근처 식당에서 잡어 조림을 맛있게 먹은 적이 있다. 민물고기잡이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했으며, 텔레비전을 보다가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임춘규씨는 “문경 곳곳에 있는 폐철로를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으면 달릴 수 있는 방식으로 보완하면 좋은 관광상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밖에 △온천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한 유리온실로 야생초 재배 △방송드라마 세트장을 결혼식장으로 활용 △어린이와 노인들도 문경새재를 많이 찾도록 마차 운행 등 지역실정에 가까운 생각들이 쏟아졌다. 우재식씨는 “인터넷으로 단편적인 아이디어를 찾을 게 아니라 주민 공무원 출향인 전문가 등으로 팀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아이디어를 짜내 우리 고장을 발전시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사업가 출신으로 수십건의 특허를 가진 박인원(朴仁遠) 문경시장은 “공무원들은 대체로 변화에 미숙하고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인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며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하면 공조직에도 상당한 자극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북도도 올들어 ‘경북 아이디어 대상’을 제정하고 2월부터 9월말까지 일반도민 대학생 공무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생각’을 모집한 결과 모두 84건이 접수됐다. 도는 이 중 최우수상에 200만원을 지급키로 하는 등 모두 12편을 선정해 1000여만원의 상금을 12월 중 지급할 예정이다.

문경〓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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