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대입 올가이드]적어도 20편이상 '예상 답안' 써봐야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1시 59분


▼논술고사 준비 이렇게▼

지금쯤 수험생들은 자신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때문에 실망하고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능시험 예상 성적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낙담만 하고 있기보다는 정시모집의 논술고사 준비에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고려대 연세대 등 19개 대학은 12월20일부터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앞으로 30일 이상 남은 만큼 이 기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관련표▼

- 논술주제로 출제 가능한 문제
- 정시모집 논술 실시 대학
- 2002학년도 논술고사 기출문제

▽논술 원리·형식을 익혀라〓논술은 논리적인 표현과 문단 구성, 형식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본 원리와 형식을 이해하고 이를 글에 반영해야 한다. 논술을 처음 작성한 학생들의 글을 보면 서론 없이 곧바로 본론이 시작되거나, 물음표 느낌표를 남발하는 등 감정적 표현이 많다.

논술 형식이나 방법을 알면 논술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기출문제로 경향을 익혀라〓기출문제는 논술고사의 경향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지난해 논술고사의 경향은 크게 4가지다. 첫째, 평이하고 익숙한 논제를 출제하되 구체적 사례를 요구해 천편일률적인 답안 방향을 피하게 했다. 둘째,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한양대), ‘전쟁이나 폭력 상황의 문제점’(경북대 부산대), ‘인간과 동물의 바람직한 관계’(이화여대) 등 예년에 비해 시사성 있는 문제가 많았다. 셋째, 영문 지문이 확대됐다. 넷째, 현대문 비중이 높아졌다. 출제 지문의 3분의 2 이상이 20세기 이후의 글에서 발췌된 것이다. 현대문이 현대 사회의 상황을 제시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이런 경향은 계속될 것이다.

▽지원 대학의 유형을 파악한다〓최근의 논술 유형은 고전 내용을 지문으로 제시하고 여기에 나타난 문제점을 파악하게 하거나, 특정한 문제의 원인 분석, 해결 방향과 구체적인 실천 방침을 서술하게 하는 문제 해결형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이런 유형을 채택하면서 주제나 지문 구성 형식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고려대는 교과서 지문 등 3, 4개의 지문을 주고 인간과 사회에 관련된 원론적인 논제를 주로 출제했다. 연세대는 인물들 사이의 관계나 행동의 의미를 분석하는 문제를 많이 출제한다. 서강대는 철학적 제재를, 한양대 한국외국어대는 시사 제재를 주로 채택한다. 대학마다 홈페이지에 기출문제와 출제 방향 및 예시 답안, 유의 사항, 모의 논술고사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많이 써 보고 평가를 받아라〓논술에 대한 감을 잡으려면 최소한 20편 정도는 작성해 보아야 한다.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연습을 해 보자. 미완성 답안은 아무리 내용이 훌륭해도 채점에서 제외된다. 그래서 주어진 시간 안에 답안을 완성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글을 쓴 뒤에는 다른 사람의 평가를 받아보자. 자신이 미처 생각지 못한 논리적 허점이나 미흡한 표현 등을 바로잡아 줄 수 있다.

▽단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자〓책의 요약서보다는 단 한 권이라도 끝까지 제대로 읽어보는 것이 좋다. 출제 빈도가 높은 에리히 프롬이나 베르톨트 브레히트, 제레미 리프킨 등의 작품은 한 번쯤 읽어 볼 만하다. 현대 사회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은 논술 문제로 내기에 적합해 출제 가능성이 높다.

▽시사 문제를 정리한다〓시의성을 띤 문제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이나 시사 주간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활용해 쟁점이 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개별 쟁점보다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통합적인 관점의 문제가 출제된다. 특정 사안에한정하지 말고 보편적이고 전체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난해 이화여대 입시에서 단순히 ‘개고기 논쟁’에 치우친 나머지 문화 상대주의 시각에서만 논제를 풀어나간 답안은 감점 처리했다.

▽요약 훈련을 통해 독해력을 기른다〓정확한 독해는 논술의 성패를 좌우한다. 지문이 계속 길어지고 있어 독해력 연습이 필요하다. 언어영역의 읽기 지문이나 신문의 사설, 칼럼 등을 활용해 주제와 핵심 문장, 용어 등을 요약해 보자. 처음에는 짧은 글에서 시작해 속도가 붙으면 긴 글을 요약하는 훈련을 해 본다.

▽영문 독해 연습을 한다〓영어 지문은 2001학년도 경희대에서 처음 등장한 뒤 지난해에 한양대 성균관대 논술에도 출제됐다. 영어 지문의 도입은 수험생들의 논리적 사고력 외에 학업지식 평가, 변별력 등을 간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어서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1점이라도 더 받으려면…논지는 차근차근 글씨는 또박또박▼

논술은 평소에 출제자가 요구하는 의도에 맞는 주장을 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쓰기의 기본인 논술 작성 요령을 익히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이를 포장해 ‘상품’으로 만드는 기술이 떨어지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평소에는 논제도 정확히 파악하고 분량 안배도 잘 하던 학생들이 실전에 임해서는 논제의 방향을 잘못 잡거나 시간에 쫓겨 분량 채우기에 급급한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남은 기간 동안은 다음의 유의사항을 명심하면서 최소한 10편 이상의 논술을 써보는 훈련을 하면 좋은 평가를 받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①충분히 구상하라〓집을 지을 때 설계도가 필요한 것처럼 글을 쓰기 위해서는 구상이 필요하다. 문제를 분석하고 출제 의도를 파악해 논술문의 방향을 바르게 잡으면 목적지에 반은 온 셈이다.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 출제 의도를 파악하고 개요를 작성해야 한다.

개요는 가능한 한 문장 형태로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이때 시간과 분량 안배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②서론에 공을 들여라〓흔히 서론을 ‘첫인상’에 비유한다. 그만큼 서론의 역할이 중요하고 평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참신한 주의 환기, 타당한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미리 몇 가지 서론 형식이나 소재 등을 준비해 보자.

③근거 없는 주장은 삼가라〓타당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근거도 논거로는 불충분하다. 주장을 펼칠 때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④너무 튀는 주장은 하지 말라〓독창적인 주장은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지만, 의욕이 너무 앞서 지나치게 튀려다 보면 주제를 벗어나기 십상이다. 독창성은 깊이 있는 사고의 소산이지 순간의 기지나 기발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⑤답안 분량을 지켜라〓대학 채점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의외로 원고 분량을 지키지 않는 수험생이 많다고 한다. 내용이 아무리 훌륭해도 지정 분량을 맞추지 못하면 감점 대상이 된다.

⑥유의 사항을 확인하라〓논제 분석과 지문 해석에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자칫 놓치기 쉬운 것이 유의 사항이다. 유의 사항에는 분량 및 필기 도구의 제한 조건부터 답안에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 내용상 조건이 제시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문제를 파악하고 반드시 유의 사항을 점검하라.

⑦반드시 퇴고하라〓답안을 작성하다 보면 맞춤법이나 어휘 선택에 있어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답안 작성 시간에서 10분 정도는 반드시 퇴고(推敲) 시간으로 남겨두고 잘못된 문장이나 표현 등을 고치도록 한다.

⑧글자는 정자체로 써라〓논술 시험에서 필체가 특별히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알아보기 힘들게 날려 쓴 글씨나 잔뜩 멋을 부려 ‘ㅇ’과 ‘ㅎ’, ‘ㄴ’과 ‘ㄹ이 제대로 구별이 안 되는 글씨 등은 채점자에게 결코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또박또박 정자체로 바르게 쓰도록 하자.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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