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선로 추락 40대 취객, 시민 2명이 극적 구조

  • 입력 2002년 11월 11일 18시 31분


지하철 선로에 떨어져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취객을 시민 2명이 위험을 무릅쓰고 구해냈다.

9일 오후 6시경 서울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한 40대 남성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삼각지에서 연신내 방향으로 가는 선로로 떨어졌다. 선로 가장자리에 떨어진 이 남성은 엉금엉금 기어 선로 한가운데로 가 큰 대(大)자로 드러누웠다.

당시 전철을 기다리던 회사원 이재훈(李栽勳·33)씨 등 2명은 이를 보고 곧바로 선로에 뛰어들어 취객을 끌어냈다. 불과 30여초 뒤 전동차는 취객이 누웠던 자리를 지나 정차했다. 구조를 하는 동안에도 반대편에는 전철이 도착하고 있었다.

이씨는 “역무원에게 신고할 시간이 없어 그냥 뛰어내렸다”며 “순간적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 20대 남성이 먼저 제안해 함께 구조에 나섰다”며 “혼자였다면 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지색 티셔츠와 면바지를 입은 이 20대 남성은 이씨와 함께 취객을 구한 뒤 곧바로 사라졌다.

삼각지역 이명우(李明雨·47) 부역장은 “차가 언제 들어올지 몰라 매우 위험한 상황인데도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끌어올린 것은 매우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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