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2003수능 수험생 반응]"언어지문 생소해 긴장"

  • 입력 2002년 11월 7일 00시 04분


한해는 ‘물 수능’, 또 한해는 ‘불 수능’.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가 해마다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6일 초조한 마음으로 수능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시험이 전반적으로 쉽게 나오자 밝은 표정으로 교문을 나섰다.

지난해 너무 까다롭게 출제되는 바람에 중도에 시험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교실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수험생이 속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언어에서 한때 긴장〓수능출제위원회가 올해는 언어와 수리가 쉽게 출제될 것이라고 발표한 것과 달리 수험생들은 언어영역이 다소 까다롭게 나오자 “올 수능도 어려운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표정이 가득했다.

처음 보는 지문이 많은 데다 지문이 길어 시간에 쫓기는 표정이 역력했다. 여학생들이 시험을 치른 서울 구정고에서는 “시험시간이 10분 남았다”는 시험감독관의 말에 여기저기서 “안돼” 하는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모의고사 성적이 380∼390점인 서울과학고 김모군(18)은 “평소 언어성적이 120점 만점에 110점이었는데 처음 보는 지문이 많고 길어 마지막 몇 문제는 그냥 찍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영역은 평이〓수험생들이 가장 우려하는 수리영역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되자 수험생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입시기관들도 1, 2점에서 8∼10점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는 등 비교적 무난한 출제였다는 반응이다.

재수생 이우재군(19)은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몇 개 있었지만 풀다 보니 대부분 해결됐다”며 “80점 만점에 70점대 후반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수험생들은 대체로 지난해보다는 쉬웠으나 사회탐구가 과학탐구보다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수능의 모든 영역이 아닌 일부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이 많아 인문계 수험생은 사회탐구를, 자연계는 과학탐구를 위주로 공부했다.

이 때문에 인문계보다는 자연계 수험생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높아 인문계 수험생은 교차지원할 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화여고 이한정양(19)은 “9월 3일 모의수능평가도 사회탐구가 어려웠는데 이번에도 어렵게 나왔다”며 “교과서 공부만으로는 감을 잡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진학지도 비상〓전반적인 점수 상승으로 수험생들은 일단 안도했지만 정시지원에서 또 다른 고민을 하게 됐다.

중상위권층이 두꺼워져 동점자나 비슷한 점수대가 많아져 그만큼 대학이나 학과 선택에서 부딪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중위권층이 상위권 중간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보여 특히 중상위권층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정시모집에서 논술이나 구술면접이 당락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손효림기자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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