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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30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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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녹색연합(대표 이규학)이 식물연구가들에 의뢰해 2년 간 인천 앞바다의 섬 지역을 조사한 결과 보존가치가 높은 식물군락이 많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탐사 책임자인 민속식물연구소 송홍선 소장(40)은 30일 “이번 조사를 통해 세계 식물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 식물을 발견했고 특이식물 300여종의 유전자 종자를 채집했다”며 “서해 도서의 식물자원이 남해안 등 다른 지역 못지 않게 풍부했다”고 말했다.
송씨와 한국식물연구회 전의식 회장, 한국난대림연구회 허남주 회장, 동국대 한의과대 강병수 교수 등 4명은 2000년 초부터 올 9월 말까지 북위 37∼37도30분에 있는 20여개 섬을 탐사했다.
이들은 세계 식물목록에 아직 올라있지 않은 ‘민참나리’를 풍도에서 발견했다. 이 풀꽃은 서해도서에 넓게 퍼져 있는 참나리와 비슷하지만 꽃봉오리를 이루는 꽃잎 조각에 무늬점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무의도에서는 중부지방에서 볼 수 없는 북방계 식물인 ‘모새댑싸리’가 자라고 있다.
또 남부지방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참나무과의 ‘붉가시나무’가 서해안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굴업도 인근의 조그만 무인도인 납도에 높이 10m, 가지 폭 13m 크기로 5그루가 자라고 있다. 이 나무의 북방 한계지인 전남 함평군 대동면 기각리의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제110호로 지정돼 있다.
서해 도서의 상록수는 보리밥나무, 마삭줄, 순비기나무, 개산초나무, 동백나무, 사철나무, 줄사철나무, 붉가시나무 등 8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충청도 이북 내륙에서는 좀처럼 자랄 수 없는 것들이다.
특히 백아도에 서식하는 동백나무의 숲은 장관을 이루고 있어 관광자원 가치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탐사단은 이 밖에 섬 지역에서 △상사화, 복수초, 각시붓꽃 등 관상식물 50여종 △하늘타리, 큰천남성, 큰조롱 등 약용식물 150여종 △고란초, 민대국, 왕질경이 등 희귀식물 30여종 △벌레를 잡아먹는 끈끈이주걱 등 습지 수생식물 35종을 확인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들 식물을 사진과 함께 담은 ‘아름다운 서해 섬 풀꽃나무이야기’(253쪽) 1000부를 무료로 나눠준다. 032-548-6274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