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백현유원지 사업 장기표류 불가피

  • 입력 2002년 10월 4일 18시 39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유원지 개발사업 재심사 파문이 중앙 정치권으로까지 번지는 등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가 1주일 만에 번복되면서 채점내용 유출 경위, 정치권 개입설과 특혜 의혹, 사업계획의 적법성 여부 등 논란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파문 발단〓이번 사태는 심사위원 중 한 명의 채점 오류에서 비롯됐다. 성남시는 총점 1000점 중에서 숙박시설(콘도)에 대해서는 최고 200점까지 감점할 수 있도록 했다.

6개 업체들은 ‘수익성’을 위해 콘도시설을 사업계획서에 모두 포함시켰다. 그런데 채점 오류를 빚은 심사위원은 재량행위로 간주해 차등 감점을 하는 대신 6개 업체 모두를 0점 처리했다.

결국 2차 심사에서는 콘도의 연면적 비율에 따른 차등 감점이 적용돼 1차 심사 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군인공제회측보다 연면적 비율이 적은 ㈜태영측이 선정된 것.

▽쟁점 의혹들〓태영측이 1차 심사에서 탈락하자마자 1, 2위간 0.4점 차와 심사 오류를 지적하고 나서 비공개가 원칙인 채점내용이 유출되면서 그 경위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태영의 사업계획서에 있는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retirement community)’도 또 다른 쟁점이다. 도시계획법상 노인복지시설은 유원지에 들어 설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이 노인복지시설로 결정날 경우 태영은 자동으로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하게 된다.

또 18명의 심사위원 중 교수와 각계 전문가 17명은 업체들의 무작위 추첨 또는 3배수 후보군 중에서 선정한 반면 전문성도 없는 지방신문 기자 1명은 성남시가 단독으로 지정한 것으로 확인돼 이 부분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이대엽(李大燁) 성남시장과 가까운 한나라당 S의원이 1차 심사 사흘 전인 지난달 14일 이 시장을 방문한 사실 또한 논란거리.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4일 국회 법사위의 법무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S의원과 성남시장이 이번 사업자 선정에 개입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망〓성남시는 이달 안에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의 노인복지시설 여부를 가릴 계획이다. 그러나 어떤 결정이 나든 태영과 군인공제회측이 법적 대응에 나서고 정치권까지 여기에가세할 것으로 보여 사업의 장기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백현유원지 사업 일지▼

▽2002.4.21 성남시, 백현유원 지 개발사업 시행자 공모 공고

▽2002.4.25 성남시, 백현유원 지 공모 사업설명회

▽2002.6.10 사업자 서류접수 마감, 6개사 접수

▽2002.9.17 1차 심사결과 군인 공제회 컨소시엄 선정

▽2002.9.25 2차 심사결과 태영 컨소시엄으로 번복

성남〓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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