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별경계근무 ‘구멍’…파출소 경관 피살

  • 입력 2002년 9월 22일 18시 24분


경찰이 특별 경계근무를 편 추석 연휴 첫날에 경찰관이 파출소 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지고 실탄이 든 권총을 탈취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일 0시50분경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암2파출소 안에서 혼자 근무 중이던 백선기(白鮮基·54) 경사가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동료인 이창희(李昌熙·53) 경사가 발견했다.

이 경사는 “순찰을 돌고 파출소에 들어와 보니 백 경사가 책상 옆 바닥에 쓰러져 있었으며 가슴과 목 부위에서 피를 많이 흘린 채 이미 숨이 끊긴 상태였다”고 말했다.

범인은 당시 백 경사가 허리띠에 차고 있던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착된 38구경 권총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은 파출소 주변과 백 경사의 집 등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폈으나 사건 발생지점이 인적이 드문 주택가 부근인 데다 밤이 깊었고, 백 경사가 혼자 근무 중이어서 사건 발생 사흘째인 22일까지 뚜렷한 목격자를 찾지 못해 수사에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파출소 안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었으나 사건 당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범인 검거를 위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경찰은 범인이 총기를 탈취해 간 점으로 미뤄 추석을 맞아 금융기관을 털기 위한 목적의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백 경사의 목과 가슴 등 6곳이 예리한 흉기로 찔린 점에 비추어 원한에 의한 범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은 보복범행과 다른 범행을 위한 총기 탈취, 개인적인 원한 등 3가지 가능성을 놓고 수사 중”이라며 “최근의 출소자와 업무 관련자 등 10여명을 대상으로 알리바이를 캐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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