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아시아경기 조직위 ‘우왕좌왕’

  • 입력 2002년 9월 17일 20시 36분


제14회 부산 아시아경기대회(AG·29일∼10월 14일)가 가까이 다가오면서 대회 총 본부인 부산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BAGOC)가 바빠졌다.

그러나 본 행사를 앞두고 열리는 각종 공식 행사에 대한 준비 소홀과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과연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조직위는 17일 선수촌 개방과 급식 시식회를 가졌으나 행사장 안내표지판 하나 없어 초청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16일에는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메인미디어센터(MMC) 개관식을 갖고 북한 인공기를 포함한 44개 참가국의 국기를 게양했다. 인공기는 분단 이후 공식적인 첫 게양이라 국내외 보도진의 열띤 취재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렇게 중요한 행사인데도 조직위는 토요일인 14일에서야 관련 부서에 ‘인공기’ 게양을 알렸고 이 부서는 예행연습 한 번 하지 않고 자원봉사자 70명을 투입해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참석자들의 시선이 ‘인공기’에 쏠리는 사이 가 나 다 순으로 동시에 게양한 44개 참가국의 국기 중 싱가포르와 예맨의 국기가 뒤바뀌었고 타지키스탄 뒤에 있어야 할 태국 국기는 맨 뒤쪽에 게양됐다. 참석자들이 모두 다음 행사장으로 이동한 뒤 조직위 직원 2명이 급히 국기를 내려 다시 게양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들은 “순서가 뭐 그리 중요하냐”며 “너무 늦게 연락을 받아 예행연습 한 번 할 시간조차 없어서 이 일이 벌어졌다”고 변명했다.

이어 열린 MMC 개관 테이프커팅 때는 참여 인사를 추가하는 등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이날 개관한 MMC에는 전화 개통일을 개관 다음날인 17일로 정했다가 입주 언론사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급히 전화선을 설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산에서 대규모 국제행사가 처음이라 그런지 다들 얼이 빠진 것 같다. 부산을 위해 조직위와 시 관계자들의 주인정신과 긴장을 부탁한다.<부산에서>

조용휘기자 사회1부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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