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권 특목고 추가설립해도 실제 강남권 학생들 혜택"

  •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42분


서울 강남의 집값 안정대책으로 수도권에 특수목적고를 설립하는 방안을 놓고 재정경제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의견 차이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특목고는 수학 과학 외국어 예체능 분야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로 학생 선발 등에서 자율권을 갖고 있다.

과학고의 경우 1983년 대전과학고를 시작으로 현재 16개 시 도에 1개교씩 설립돼 3131명이 재학하고 있다. 외국어고는 서울의 대원 대일 명덕 서울 이화 한영 등 6개교를 포함해 전국에 17개교가 설립됐고 학생은 1만7403명에 이른다.

과학고는 거주 시 도의 학교에만, 외국어고는 전국에서 지원할 수 있는데 우수생들이 몰리면서 선망의 대상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특목고가 우수한 학생 자원을 바탕으로 명문대 진학을 위한 방편이 되는 등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수도권에 특목고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학교 설립은 시 도교육청의 권한”이라며 “투기 억제 목적이 아니라 평준화의 보완책으로 경기 성남시 분당과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외국어고를 세우는 방안이 논의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설사 서울 강북 등 수도권 지역에 특목고가 생겨도 흡인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는 “서울의 특목고가 모두 비강남 지역에 있는데 주변 집값이 강남만큼 높지 않다”면서 “교육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절대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서울의 2개 과학고와 6개 외국어고의 재학생이 7883명이지만 강남 거주 학생이 18.4%(1452명)인 것을 보면 특목고를 세워도 실제로 혜택은 강남 학생이 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조는 “재경부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교육문제로 호도하고 있다”며 “공교육 투자 확대를 통해 평준화정책을 보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특수목적고 현황
유형학교수학생수
과학고16개교3,131명
외국어고17개교17,403명
예술계고21개교15,075명
체육계고13개교4,469명
실업계고41개고59,656명

(자료:교육인적자원부)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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