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익사 부모책임 더 크다”

  • 입력 2002년 8월 2일 18시 13분


물놀이를 하다 익사한 어린이들의 부모가 안전관리 책임자를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법원이 “자녀 보호를 소홀히 한 부모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여름 휴가철 익사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이번 판결은 부모나 당사자들의 주의의무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고법 민사16부(이홍권·李弘權 부장판사)는 지난달 농업용 저수지에서 물놀이를 하다 숨진 성모양(당시 8세) 등 4명의 부모들이 저수지 관리 책임자인 농업기반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배상금의 35%만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서객이 몰리는 저수지에 위험표지판이나 철조망 등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공사측 책임도 있지만 부모가 어린 자녀의 안전을 주의, 감독할 의무를 게을리 한 것도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숨진 당사자들이 수심을 잘 살피지 않고 물놀이에만 열중하다가 사고를 당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공사 측은 전체 배상액의 35%인 2억5000여만원만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성양 등 교회친구 4명은 2000년 7월 부모들과 함께 경기 여주군 남한강 일대의 한 저수지에 놀러갔다가 물놀이 도중 갑자기 수심이 깊어진 곳에 빠져 숨졌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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